비록 연패의 굴레에서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희망은 보였다.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는 지난 6일 막을 내린 '2024 통영·도드람 프로배구대회'에서 조별리그의 벽을 넘지 못하고 탈락했다.
지난 9월 29일 현대건설과의 조별리그 1차전 경기를 치른 페퍼저축은행은 풀세트 접전 끝에 아쉽게 패했다. 이후 한국도로공사,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 연달아 패한 페퍼저축은행은 3연패 수렁에 빠지며 KOVO컵 첫 승 신고에 실패했다.
경기 결과만 놓고 보면 아쉬움이 남지만, 새 시즌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 있었다.
페퍼저축은행은 2023/24 시즌 도중 성적 부진을 이유로 조 트린지 감독을 경질했다. 남은 시즌을 이경수 수석코치 대행 체제로 치른 후, 지난 4월 장소연 SBS 스포츠 해설위원을 4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장소연 감독 체제로 새롭게 시작하는 페퍼저축은행은 2024/25 시즌을 앞두고 새판을 짰다.
먼저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온 국가대표 리베로 한다혜를 3년 총액 8억 7,000만 원에 영입해 리베로 공백 메우기에 나섰다.
외국인 선수도 두 명도 교체했다. 페퍼저축은행은 트라이아웃을 통해 전체 1순위로 191cm의 아포짓 스파이커 바르바라 자비치(크로아티아)를 영입했다. 아시아 쿼터에서도 전체 1순위로 197cm의 장신 미들블로커 장위(중국)를 영입해 약점이었던 높이를 확실히 보강했다.
지난 6월에는 흥국생명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세터 이고은을 내주고, 세터 이원정을 영입하면서 세터진에도 변화를 줬다.
새로운 주전 라인업을 꾸린 페퍼저축은행은 이번 컵대회에서 한층 더 강해진 모습을 보였다. 지난 3시즌 간 페퍼저축은행의 큰 약점 중 하나였던 수비가 더욱 끈끈해졌음은 물론이고, 자비치와 장위의 합류로 높아진 블로킹 높이를 앞세워 상대 공격을 막아섰다.
지난 시즌 부진했던 박정아도 이번 컵대회 조별리그에서 56득점, 공격 성공률 35.04%를 기록하며 반등의 여지를 보인 것도 긍정적이다.
숙제도 남았다. 아직은 접전 상황이나 긴 랠리 상황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특히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 하는 자비치가 컵대회 조별리그에서 47득점, 공격 성공률 31.06%로 기대 이하의 활약을 펼친 것이 아쉽다. 결국 페퍼저축은행이 정규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자비치가 주포로서 확실한 활약을 펼쳐줘야 한다.
과연 페퍼저축은행이 다가오는 2024/25 시즌에서 '만년 꼴찌'의 오명을 벗고 최하위권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