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마지막 경기의 승자는 우리카드였다. 우리카드는 28일 열린 KB손해보험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3위 재탈환에 성공했다. 이날 우리카드의 승리로 한국전력과의 3위 경쟁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주에는 주말에는 순위 경쟁의 한복판에 서 있는 팀들이 맞대결을 가지기 때문에 치열하게 이어지고 있는 남자부의 순위 경쟁이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1. '방심은 금물' 더욱 치열해진 선두 경쟁
KOVO컵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대한항공 선수단은 '창단 첫 트레블 달성'을 입 모아 외쳤다. 그들의 도전은 부진이 길어지며 조금씩 삐걱거리는 모양새다. 특히 팀의 주축인 한선수, 곽승석 등이 체력적으로 지치면서 안정적으로 유지되던 경기력이 차츰 무너진 것이 뼈아프다. 최근 OK금융그룹을 상대로 2연승을 올리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지만, 정규리그 우승까지 가는 길은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이 부진에 빠진 틈을 타, 줄곧 2위 자리를 지키던 현대캐피탈은 절체절명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 10일 대한항공전 9연패를 끊어낸 현대캐피탈은 이날 승리를 시작으로 5연승 신바람을 달리고 있다. 경쟁 팀이 흔들리는 사이 차근차근 승리를 쌓아 올린 덕에 21일 올 시즌 처음으로 선두 등극에 성공했다.
현대캐피탈의 1위 탈환 이후, 양 팀의 순위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두 팀의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매일 뒤바뀌고 있다. '승점 1점 차'로 아슬아슬한 순위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두 팀의 최종 순위는 오는 5일 오후 2시 열리는 양 팀의 맞대결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창단 첫 트레블'을 향한 대한항공의 비행이 순항할 수 있을까?
2. 다시 불붙은 3위 싸움
1승 5패(승점 6)에 그치며 5라운드 6위에 올랐던 우리카드가 반등을 위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28일 우리카드는 KB손해보험을 상대로 연패 탈출에 성공하며 3위로 올라섰다. 최근 공격에서 한계를 드러냈지만 오랜만에 아가메즈-나경복 듀오가 고른 활약을 펼치며 상쾌한 승리를 가져왔다. 아가메즈는 팔꿈치 통증에도 27득점을 올리며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타이스의 공격력과 블로킹 높이를 앞세워 3위 도약에 성공했던 한국전력은 2일 만에 4위 자리로 내려앉았다. 우리카드가 28일 1승을 추가해 다승에서 1승 차로 앞서며 4위로 밀려난 것. 현재 한국전력이 1경기를 덜 치른 상황이기 때문에 1일 대한항공과의 경기 결과에 따라 다시 순위가 바뀔 여지가 충분하다.
올 시즌 3위 싸움의 양상도 1위 경쟁과 비슷하게 이어졌다. 1위와 3위 모두 시즌 후반에 입성하자마자 경쟁이 불타오르며 순위 변동이 잦다. 승점 차도 크게 벌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3위 자리의 주인공 또한 4일 열리는 양 팀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3. 다음 시즌을 기약하는 하위권
봄배구 티켓을 놓고 겨루던 OK금융그룹은 점차 봄배구로부터 멀어지고 있다. 최근 대한항공과의 2연전에서 연달아 패하며 3, 4위 팀들과의 승점 차가 6점 차까지 벌어졌다. 현재 국내 듀오 송명근, 차지환의 활약이 미미하고, 레오까지 부진하며 OK금융그룹은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중위권 두 팀과의 승점 차가 크지는 않지만, 정규리그 종료가 코앞으로 다가와 봄배구를 향한 도전이 쉽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가던 KB손해보험 역시 28일 우리카드전에서 패하며 봄배구 탈락이 확정시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12월 V리그 적응에 실패한 외국인 선수 니콜라를 비예나로 교체했으나, 비슷한 시기에 주전 세터 황택의가 무릎 부상으로 팀을 장시간 이탈하며 세터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황택의가 다시 합류한 후 KB손해보험은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시즌 초반 벌어진 격차를 줄이기는 쉽지 않았다.
삼성화재는 남자부 7구단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하지 못한 팀이다. 시즌 중반부 돌풍을 일으키며 고춧가루 부대의 면모를 보이기도 했으나 4연패에 빠지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과연 삼성화재가 남은 경기에서 연패 사슬을 끊어내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