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드람 2022/23 V-리그' 남자부 정규리그가 지난 11일 열린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의 맞대결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정규리그는 종료됐지만, 남자부 상위 4개 구단은 봄배구 무대에서 치열한 경쟁을 이어갈 예정이다.
올 시즌 남자부는 정규리그 우승팀인 대한항공을 포함해 현대캐피탈, 우리카드, 한국전력 등 총 4개 팀이 우승컵을 향해 도전장을 내민다. 2022/23 시즌 V-리그 남자부 포스트시즌 경기는 오는 22일 수요일(오후 7시) 우리카드와 한국전력의 준플레이오프 경기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본격적으로 포스트시즌에 돌입하기에 앞서 봄배구 무대에 진출한 남자부 4개 구단을 살펴보자.
1. '첫 트래블 달성'에 바짝 다가선 대한항공
지난 몇 년간 대한항공은 남자부의 강자로 군림하며 새로운 왕조 건설했다. 올 시즌 개막전 개최된 2022 KOVO컵에서 우승했고, 지난 10일에는 3시즌 연속 정규리그 우승컵의 주인이 됐다. 왕조 건설의 마지막 퍼즐은 구단 역사상 첫 트레블 달성이다. 2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일궈냈던 대한항공이지만 KOVO컵과는 인연이 없었던 만큼 이번 시즌이 트레블 달성의 적기이다.
용병 링컨을 포함해, 한선수, 정지석, 곽승석 등 국가대표급 선수가 즐비하다. 그뿐만 아니라 선수층이 두껍고 동시에 주전 선수와 후보 선수 간의 실력 차가 크지 않다. 그 덕에 주요 선수의 부진에도 팀 전체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링컨과 곽승석, 김민재의 빈자리를 임동혁, 정한용, 조재영으로 채우며 안정적인 경기력을 유지했다.
정규리그 기간 대한항공은 대부분의 부문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공격(54.55%)과 서브(세트당 1.54)는 1위에 올랐고, 블로킹 및 디그, 리시브 부문에서도 상위권에 자리를 잡았다. 리그 최정상급의 세터부터 강력한 공격 자원, 높은 중원을 갖춘 대한항공이 창단 첫 트레블 달성과 3시즌 연속 통합우승에 가까워졌다고 보인다.
2. '전광인 부상' 암초에 부딪힌 현대캐피탈
지난 시즌 7위에 그치며 시린 봄을 맞았던 현대캐피탈은 2시즌 만에 정규리그 순위를 2위까지 끌어올렸다. 오랜만에 봄배구 무대를 밟게 된 현대캐피탈은 기쁨도 잠시, 최악의 상황에 맞닥뜨렸다. 공수에서 기여도가 큰 주장 전광인이 지난 9일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오른쪽 발목 부상으로 당한 것. 부상으로 인해 전광인은 최소 3주에서 4주간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아 봄배구 진출이 불투명하다.
문제는 전광인을 대체할 수 있는 선수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최태웅 감독은 정규리그 마지막 2경기에서 김선호, 홍동선을 기용하며 플레이오프 예행연습에 들어갔지만, 이들은 기대 이하의 활약을 펼치며 봄배구에 대한 걱정을 키웠다. 시즌 후반부 4연패에 빠지며 팀 전체가 부진했던 만큼 최감독의 고심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3. 우리카드, 지난 시즌 준PO 악몽 털어낼까?
봄배구 최악의 시나리오였지만, 끝내 피할 수 없었다. 우리카드가 준플레이오프 경기에서 지난 시즌 업셋 굴욕을 안겼던 한국전력과 맞붙는다. 아가메즈, 나경복 등 최고의 전력을 경기에 내보내며 전력투구했지만,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인 16일 대한항공전에서 세트 스코어 3-2로 패하며 피하고 싶었던 상황을 마주하게 됐다.
우리카드는 공격 자원이 풍부하지만, 봄배구에 진출한 4개 구단 중 미들 블로커 포지션이 가장 약한 팀이다. 이상현, 김완종 등이 활약했지만 김재휘가 올 시즌 전력에서 이탈하며 중원의 무게감이 떨어진 것이 아쉽다. 우리카드는 세트당 2.31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며 블로킹 4위에 올랐지만, 1~3위가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는 팀이기 때문에 이러한 약점이 더욱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준플레이오프 업셋의 악몽을 털어낸다면, 우리카드에도 우승의 기회는 있다. 시즌 전적에서 현대캐피탈에 1승 5패로 열세하지만, 현재 현대캐피탈이 흔들리고 있는 만큼 우리카드도 승산이 있다. 우리카드는 대한항공을 상대로 3승 3패를 거두며 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챙긴 우리카드가 창단 첫 우승의 꿈을 이룰 수 있을지 지켜보자.
4. 2시즌 연속 '봄배구 막차' 탄 한국전력
한국전력이 2시즌 연속 봄배구 진출을 일궈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도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한다. 한국전력은 지난 시즌 3위 우리카드를 세트 스코어 3-1로 꺾고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한 좋은 추억이 있다. 강렬했던 업셋의 기억을 되살려, 우리카드에 또 한 번의 악몽을 안기기에 나선다.
타이스는 득점(882) 2위, 공격(54.69%) 3위에 오르며 정규 리그 내내 한국전력의 주포로서 맹활약했다. 미들 블로커 신영석도 한국전력의 핵심 전력이다. 베테랑 신영석은 블로킹(세트당 0.78) 1위, 속공(64.78%) 2위를 지키며 중원에서 안정적으로 활약했다. 정규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체력 안배를 위해 타이스, 서재덕, 신영석 등 주전 선수들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마친 한국전력이 또 한 번의 업셋 신화를 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