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은 올해도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가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를 꺾는 이변이 벌어졌다. 앞서 하루 전날엔 여자 단식 결승전에선 마케타 본드루소바(체코)가 온스 자베르(튀니지)를 눌렀다.
고수 스포츠가 2023년 윔블던 챔피언십 남자 경기를 되돌아봤다.
알카라스, 두 번째 그랜드 슬램 타이틀 획득
올해 윔블던에 대해 말하자면 알카라스와 조코비치가 한국시간 17일 끝낸 놀라운 5세트 경기 이야기로 출발하지 않을 수 없다.
이날 알카라스가 환상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세트 스코어를 2-1로 끌고 가기 전, 조코비치가 먼저 1세트를 따내면서 경륜을 뽐냈다. 관중들이 결승전에서 으레 기대할 법한 서사의 시작이었다.
이어 조코비치가 4번째 세트를 따내며 세트 스코어는 2-2, 동점이 됐다. 승부를 가를 마지막 세트에서 알카라스가 6-4(1-6, 7-6, 6-1, 3-6, 6-4)로 승리하며 우승컵은 알카라스의 품에 안겼다. 이번 우승으로 알카라스는 생애 첫 윔블던 타이틀을 획득했다.
이는 알카라스의 두 번째 그랜드 슬램 대회 타이틀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해 US 오픈에서 우승했다. 다음 달 미국 뉴욕주 플러싱 메도우스에서 열리는 올해 US 오픈에서도 높은 확률로 알카라스의 타이틀 방어 가능성이 점쳐진다. 현 배당률은 2.5 수준이다.
이날 선보인 스펙타클한 경기로 알카라스가 남자 테니스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지각 변동의 대표주자라는 사실을 부인하기 더더욱 어렵게 됐다.
이번 우승으로 세계 랭킹 1위 자리도 유지하게 된 그는 2013년 이래 영국 잉글랜드 올 잉글랜드 클럽 센터 코트에서 조코비치를 누른 최초의 선수가 됐다. 첫 번째 세트를 조코비치에게 내준 이후 보여준 저력 역시 그의 스타성을 보여준다.
이번 결승전에 앞서 알카라스는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와 홀게르 루네(덴마크), 마테오 베레티니(이탈리아) 등을 각각 제압했다. 스페인 무르시아 출신인 이 스무 살 청년의 미래는 활짝 빛나고 있다.
‘텃밭’서 우승컵 놓친 조코비치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했더라면 여러 가지 새로운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윔블던 35연승을 비롯해 올 잉글랜드 클럽에서만 8회 우승이라는 기록도 조코비치의 차지가 될 예정이었다.
그런가 하면 그랜드 슬램 대회 단식 24승을 달성하며 전설적인 여자 테니스 선수 마거릿 코트(호주)의 기록도 깰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 이번 패배는 조코비치에게 특히나 뼈아프다.
센터 코트의 관중들은 확실히 알카라스에게 더 많은 함성을 보냈다. 그러나 조코비치는 그러한 환경에서도 늘 좋은 성적을 내는 편이었다. 일요일의 패배로 조코비치는 한층 더 강력해져서 돌아올 전망이다.
조코비치의 건강 상태를 의심할 여지는 없다. 당장 결승전에서만 해도 조코비치는 때때로 알카라스를 능가하는 체력을 선보였다. 세르비아의 레전드 조코비치는 올해 US 오픈을 앞두고 우승 베팅 배당률 2.25를 달리고 있다. 내년 열리는 호주 오픈 배당률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