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이 29일 미국 뉴욕에서 개막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노박 조코비치가 결국 US오픈 불참을 결정함에 따라 1, 2번 시드는 각각 다닐 메드베데프(3.2, 세계1위·러시아)와 라파엘 나달(4.5, 세계3위·스페인)이 받게 됐다. 이들을 중심으로 한 2개 그룹은 각각 128강전인 1라운드부터 치르게 되며, 각 그룹별 승자가 결승전을 치르는 구조다.
세계 랭킹 1위의 메드베데프가 왕좌를 지킬 것인지, 나달이 23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할 것인지가 이번 남자 단식의 가장 큰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US오픈 남자 단식에서는 2008년 로저 페더러 이후 2연속 우승이 나오지 않았다.
호주와 프랑스 그랜드슬램 타이틀 획득 이후 생애 23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에 도전하는 나달에 이어 같은 스페인 출신의 카를로스 알카라스(6.50)도 신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7월 윔블던 대회에서 조코비치에 이어 준우승의 돌풍을 일으킨 ‘코트의 악동’ 닉 키리오스(9.00, 호주)는 4번째 시드로 첫 번째 그랜드슬램에 도전하는 스테파노스 치치파스(13.00, 그리스)보다 높은 확률의 우승이 점쳐진다.
세계 1위 ‘디펜딩 챔피언’ 다닐 메드베데프
디펜딩 챔피언이자 세계 1위인 올해 26세의 메드베데프는 단연코 하드코트의 최강자로서, 올해 초 호주오픈에서 나달에 이어 2위를 차지한 후 이번 대회에서 시즌 마지막 그랜드슬램 우승을 노린다.
첫 번째 대전 상대로 미국의 스테판 코즐로브를 만나 수월한 1회전을 치를 것으로 예상되나 4회전 예상 대적 상대인 키리오스(호주)와의 대결이 고비를 안겨 줄 것으로 전망된다. 메드베데프는 지금까지 키리오스와의 4번의 맞대결에서 3패한 전적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멜버른 경기에서는 메드베데프가 4세트 접전 끝에 키리오스를 꺾었으나, 가장 최근인 몬트리올 경기에서는 키리오스가 6-7 6-4 6-2로 승리를 가져가며 집중력과 지구력의 향상을 증명한 바 있다. 이번에 또 다시 맞붙을 경우 매우 흥미로운 매치를 선사할 것이 기대된다.
8강 진출이 예상되는 또 다른 선수는 캐나다의 펠릭스 오제 알리아심(29.00), 몬트리올대회 챔피언인 파블로 카레노 부스타(67.00, 스페인)이다.
본 대회 12번째 시드로 출전한 카레노 부스타의 1라운드 상대는 2020년 US오픈 남자 단식 챔피언인 오스트리아의 도미니크 팀으로, 팀은 최근 부상 등으로 전성기의 폼을 상당 부분 잃은 상태이다.
나달의 대항마 치치파스, 이번에는 어디까지?
두 명의 탑 랭커 조코비치와 즈베레프가 불참한 이번 대회에서, 세계 랭킹 5위의 스테파노스 치치파스(13.00, 그리스) 또한 나달의 대항마로 거론된다. 치치파스는 이전 네 번의 US오픈 출전에서 3회전 진출이 최고 성적이다.
예선 통과자와의 1회전을 가뿐히 통과할 치치파스의 진정한 첫 번째 테스트는 3라운드 막심 크레시(미국)와의 경기가 될 것이다.
13번째 시드로 출전한 이탈리아의 마테오 베레티니(23.00)와는 4라운드에서 마주칠 것으로 예상되나, 2019년 준결승 진출을 끝으로 2년 만에 얼굴을 비춘 베레티니는 위협적인 상대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5번 시드 출전의 캐스퍼 루드(노르웨이)는 클레이코트 스페셜리스트로, 윔블던 8강에 진출하며 이름을 알린 미국의 테일러 프리츠와 함께 존재감을 뽐낸다. 특히 프리츠는 올해 초 인디안웰스에서 우승하며 주목을 받았으며, 앞서 몬트리올 대회에서는 8강까지 진출했다.
코트를 뜨겁게 달굴 실력자들의 대결
그 밖에 주요 인물들은 카를로스 알카라즈, 야닉 시너, 허버트 후르카츠, 마린 실릭, 보르나 초리치 등이며, 이들 중 신성 알카라즈(6.50, 스페인)는 미래에 우승을 할 선수로 꼽았다. 그러나 알카라즈와 올해 두 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이긴 라이벌 시너(17.00, 이탈리아) 또한 코트를 뜨겁게 달굴 것으로 예상된다.
폴란드의 후르카츠(41.00)는 하드코트에서 치른 최근 8경기에서 2라운드 이상 진출한 적이 없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크로아티아 출신의 두 명의 굵직한 선수들인 초리치(29.00)와 마린 실리치(66.00)도 눈여겨보아야 한다. 실리치는 2014년 US오픈 우승자이며, 초리치는 올해 신시내티오픈에서 나달과 치치파스를 꺾고 우승 타이틀을 획득한 실력자이다.
조코비치의 불참, 나달에게 절호의 기회
US오픈 남자 단식에서 4차례 정상에 오른 바 있는 올해 36세의 나달은 2019년 우승을 마지막으로 2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린다.
지난 윔블던 세미파이널에서 부상으로 키리오스와의 대전을 포기해야 했던 나달이지만, 이번 조추첨 결과는 그의 승리에 날개를 달아 줄 것으로 보인다.
링키 히지카타(호주)와의 1라운드로 대회를 시작하는 나달이 8강 이전에 만나게 될 가장 높은 랭킹의 상대는 디에고 슈와르츠만(세계16위·아르헨티나)이기 때문이다.
이변이 없다면 나달이 8강에서 대결하게 될 상대는 영국의 넘버원 캐머런 노리(34.00) 혹은 러시아의 2인자 루블레브(41.00)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