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16강 진출이 일찌감치 좌절되면서 낙담했을 캐나다 스포츠 팬들에게 테니스계에서 낭보가 전해졌다. 캐나다 대표팀이 호주를 누르고 사상 최초로 데이비스컵에서 우승했다.
데이비스컵은 국가 대항전으로 남자 테니스계의 최대 이벤트 중 하나다. ‘테니스의 월드컵’으로도 불린다.
캐나다는 현지 시간 지난 27일 스페인 말라가에서 호주와 결승전을 치렀다. 결승전은 2단 1복식 체제로 진행됐다. 캐나다는 이탈리아를, 호주는 크로아티아를 각각 누르고 결승에 올라온 상황이었다.
1단식에선 세계 랭킹 18위 데니스 샤포발로프가 호주의 서나시 코키나키스(94위)와 맞붙었다. 샤포발로프는 6-2 6-4로 2세트를 모두 따내며 가볍게 승점을 추가했다.
2단식은 펠릭스 오제알리아심(6위)과 알렉스 디미노어(24위)의 맞대결이었다. 오제알리아심은 지난달 피렌체 오픈과 유러피언 오픈, 스위스 인도어스까지 3개 대회에서 연속 우승하며 기량이 최절정에 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럼에도 디미노어는 분명 쉽지 않은 상대였다. 디미노어는 지난 7월 애틀란타 오픈에서 우승하며 랭킹은 물론, 사기도 바짝 끌어올린 상태였다.
오제알리아심은 6-3 6-4로 세트스코어 2-0, 깔끔한 승리를 거두며 캐나다의 우승을 확정 지었다.
캐나다가 그간 데이비스컵에서 올린 최고 성적은 지난 2019년 준우승이었다. 캐나다는 그해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했는데, 상대는 ‘세계 테니스계의 전설’ 라파엘 나달이 이끄는 스페인이었다. 당시 결과는 2-0 완패였다.
호주는 데이비스컵에서 무려 28차례 우승한 경험이 있다. 다만 결승에 오른 건 지난 2003년이 마지막이었다.
이날 경기 직후 오제알리아심은 “감정들을 설명하기가 벅차다”며 “여기 있는 우리 모두가 이 순간을 꿈꿔왔다. 정말로 꿈이 이뤄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선수들이 각자 다 발전해 왔다. 지난 몇 년 새 모든 이들이 점점 더 나아졌다”면서 “우리는 이런 순간들에 한층 더 대비가 돼 있었지만 막상 여기까지 극복해 내기가 쉽진 않았다”고도 회상했다.
캐나다는 이번 우승으로 상금 250만 달러(한화 33억 원)를 챙겼다.
그런가 하면 월드컵 조기 탈락으로 낙심한 자국 팬들에게 예상 밖의 기쁨도 선사했다. 캐나다 축구 대표팀은 F조 벨기에와 크로아티아에 연달아 지며 개최국 카타르에 이어 두 번째로 본선 탈락을 확정지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