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캐나다 내셔널뱅크오픈이 예선전을 거쳐 현지시간 오는 8일 본격적인 막을 올린다.
이번 대회는 ‘로저스 컵’으로도 불린다. 현지시간 오는 29일 개막하는 US오픈의 전초전 성격이기도 하다.
‘ATP 세계랭킹 1위’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를 비롯해 앤디 머레이(영국), 닉 키리오스(호주),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 스테파노스 치치파스(그리스) 등 유명 선수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그러나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와 라파엘 나달(스페인) 등 강력한 우승 후보들이 줄줄이 막판 불참을 선언하면서 대진표에 일부 변화가 생겼다.
‘백신 미접종’ 조코비치, 출전 무산…“그래도 안 맞는다”
조코비치는 당초 출전 예정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결국 출전을 포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가 또 문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테니스협회는 조코비치의 불참과 관련해 정확한 이유를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복수의 매체들은 조코비치가 백신을 맞지 않아 경기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캐나다는 코로나 백신 미접종자에 대해 입국 후 14일간 자가격리를 명하고 있다. 조코비치는 코로나 백신을 맞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 문제로 올시즌 초 미국에서 열린 인디언 웰스와 마이애미 마스터스도 건너 뛰었다. 미국 정부는 백신 미접종자의 미국 입국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조코비치의 백신 미접종 문제는 US오픈 출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는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올해 초 호주에서 추방을 당하기도 했다.
조코비치는 다만 앞서 영국에서 열린 윔블던엔 출전할 수 있었다. 당시 이 대회에서 그는 우승을 거두며 윔블던 28연승, 남자 단식 4연패를 달성했다.
그런가 하면 스페인의 라파엘 나달 역시 부상으로 기권했다. 윔블던 때부터 이어진 복통이 원인인 것으로 전해진다.
나달은 지난 윔블던 준결승전을 앞두고 복근 파열로 짐을 쌌다. 그 덕분에 키리오스가 자동으로 결승에 진출해 조코비치와 맞붙은 바 있다.
세계랭킹 2위인 독일의 알렉산더 즈베레프도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기권했다.
메드베데프, 톱시드 받았다
세 사람의 기권에 따라 1번 시드는 메드베데프에게 돌아갔다.
메드베데프는 이어 자동으로 32강에 진출했다. 세바스티안 바에즈(아르헨티나) 또는 키리오스 중 한 명과 맞붙게 된다.
바에즈는 2000년생 신예로 지난 5월 ATP250 밀레니엄 에스토릴오픈에서 생애 첫 타이틀을 거뒀다.
그러나 상대는 막강하다. ‘코트의 악동’으로 불리는 키리오스는 앞서 윔블던 준우승을 차지한 강자다. 가장 최근 우승컵을 들어올린 건 지난 1월 호주오픈에서였다.
윔블던에서 준결승전에 진출하며 ‘테니스 종주국’ 영국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른 캐머런 노리도 이번 대회에 나선다.
노리는 윔블던 준결승전 당시 조코비치와 맞붙어 1-3으로 졌다. 이번 대회 첫 라운드에선 브랜든 나카시마(미국)와 겨룬다. 노리의 ATP 랭킹은 12위, 나카시마는 61위다.
윔블던 2회전에서 탈락하며 쓴맛을 봤던 머레이도 설욕전을 준비하고 있다. 머레이의 첫 상대는 테일러 프리츠(미국)다.
머레이는 지난 2012년 US오픈 타이틀을 따낸 데 이어 윔블던 남자 단식에서도 두 차례 우승했다. 다만 올해 들어선 호주 오픈에서 2회전, 윔블던에서도 2회전에 진출하는 데 그쳤다.
프리츠는 올해 인디언 웰스에서 나달을 누르고 우승했다. 좋은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편 한국 선수 권순우는 단식 예선 1회전을 통과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