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9일(한국 시각)에 열린 올 시즌 마지막 그랜드슬램 대회인 US 오픈의 결승전에서 코코 가우프(미국, 6위)가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 2위)를 2-1(2-6, 6-3, 6-2)로 격파하고 10대 미국 선수로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US 오픈에서 10대의 미국인 선수가 정상에 오른 것은 1999년 세레나 윌리엄스로 무려 24년 만의 일이다.
이로써 2023년 그랜드슬램 대회의 경기의 우승컵은 모두 다른 선수들(호주 오픈: 아리나 사발렌카, 프랑스 오픈: 이가 시비옹테크, 윔블던: 마케타 본드루소바, US 오픈: 코코 가우프)에게 돌아가며 막을 내리게 됐다.
이날 올해 호주 오픈에서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쥔 아리나 사발렌카는 경기 초반 강공을 펼치며 우세한 경기를 이끌었지만, 2세트와 3세트에서 빠른 스피드와 높은 집중력을 보인 가우프에게 무릎을 꿇으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처음으로 US 오픈에 도전장을 내민 사발렌카는 홈 팬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던 가우프를 상대로 손쉽게 1세트를 가져갔다. 강력한 포핸드를 앞세워 가우프를 몰아 부친 사발렌카는 해당 세트레게 가우프에게 단 3개의 위너만 허용했다.
하지만 사발렌카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미 1세트에서 큰 중압감을 받으며 긴장된 모습을 노출했던 사발렌카는 언포스드 에러를 14개를 기록하며 많은 실수를 기록했다. 그에 반해 조금씩 안정감을 찾아간 가우프는 경기 흐름을 뒤집기 시작했다.
2세트에서 가우프는 높은 수비 집중력을 선보이며 사발렌카의 공격을 저지했다. 이에 사발렌카는 크게 흔들리며 1세트보다 더 높은 15개의 언포스트 에러를 기록했고, 가우프는 4-2 상황에서 상대에게 브레이크를 허용하지 않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이미 집중력이 흐려졌던 사발렌카는 3세트에서 경기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일방적인 가우프의 맹공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가우프는 3세트 첫 게임에서 사발레카의 서브게임을 가져왔고, 이후 연속으로 4게임을 따내며 앞섰다.
사발렌카는 메디컬 타임아웃을 외치며 반전을 노렸으나 기세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결국 가우프는 사발렌카의 백핸드 패싱샷으로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키고 경기의 마침표를 찍었다.
2022년 동일 대회에서 8강에 올랐던 가우프는 지난 7월에 열린 윔블던에서는 1회전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치른 19경기에서 18승을 거두며 가우프는 승승장구했고, 워싱턴 오픈과 신시내티 대회에서 승리하며 상승세에 탑승했다.
이번 US 오픈에서 우승 상금 300만 달러(약 40억 1000만 원)을 획득한 가우프는 WTA 랭킹 3위로 올라서게 됐고, 결승에 진출한 사발렌카는 새로운 세계 랭킹 1위 등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