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슬램 대회인 윔블던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그 어느 해보다 이변이 많이 속출했다. 2022년 윔블던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출전을 금지 시키면서 아리나 사발렌카 같은 선수가 참가하지 못함에 따라 다소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얘기가 있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경기에서는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기가 펼쳐졌다.
남자 단식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여자 단식에서도 많은 수의 시드 배정자들이 초반에 탈락했다. 37연승 절정의 기량을 보여줬던 있는 이가 시비옹택은 가까스로 3회전에 진출을 했고, 상대적으로 제시카 페굴라나, 코코 가우프 같은 미국 선수들이 32강에서 상승세를 보여줬다. 하지만 시비옹택은 알리제 코넷과의 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낮은 서브 성공률과 언포스드 에러등을 통해 0-2로 패배했고, 동시에 37연승의 기록도 멈추게 되었다. 미국의 코코 가우프는 아만다 아니시모바에게 패하였으며 우승 후보로 꼽히던 마리아 사카리와 페굴리도 탈락하게 됐다. 이로써 16강 진출자 중 시드 배정자가 7명만 남게 됐다. 강력한 우승 후보 시비옹택의 탈락으로 누구도 우승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았다.
16강에서는 타티아나 마리아의 경기가 이목을 끌었다. 세계 랭킹 103위이고 가정에 시간을 더 쏟기 위해 코트를 떠났다. 복귀한 지 1년이 되지 않았기에 12번 시드인 예레나 오스타펜코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것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결과였다.
시비옹택을 물리치고 올라온 알리제 코넷은 8강에서 아릴랴 톰랴노비치에게 2-1로 석패했고, 톰랴노비치는 온스 자베어와 함께 2년 연속 8강에 진출한 선수로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4강 대진표는 3년만에 우승을 노리는 시모나 할렙, 러시아에서 카자흐스탄으로 귀화해서 이번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던 라이바키나, 아랍 테니스의 역사를 쓰고 있는 자베르, ‘엄마의 힘’ 타티아나 마리아로 짜여졌다.
4강전에서도 팬들의 이목을 끄는 경기가 계속해서 이어졌다. 자베르와 마리아는 서로 한치의 물러섬 없이 경기를 이어갔다. 3세트에서 2-1로 자베르의 승리로 귀결됐고, 노장 타티아나 마리아는 윔블던 4강에서 경기를 마무리해야했다.
라이바키나와 할렙의 경기에서는 예상 외로 라이바키나가 2-0으로 할렙을 손쉽게 제압하며 결승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었다. 2019년에 우승 경험이 있는 할렙은 컨디션 난조로 더블 폴드를 9개를 기록하는 등 범실이 이어졌고 이것이 승패를 가르는 주 요인이 되었다.
결승전에서는 3시드의 자베르와 17시트의 라이나비카가 우승 트로피를 향해 대결을 펼쳤다. 1세트에서 라이바키나의 서브 성공률이 저조했고, 자베르가 경기를 잘 풀어감에 1세트를 가져갔다. 하지만 2세트부터 라이바키나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경기를 지배해 나가기 시작했고 2,3 세트를 가져가면서 우승을 차지했다.
라이바키나의 우승은 여러 기록을 새롭게 써내려 가게 했다. 카자흐스탄 최초 우승, 비너스 윌리엄스 이후 가장 낮은 시드의 우승자, 페트라 크비토바 이후 최연소 우승 선수가 됐으며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