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수 김주형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정상에 우뚝 섰다. 만 20세 3개월, 역대 최연소 PGA 투어 2승 기록도 세웠다.
김주형은 현지시간 지난 9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TPC 서머린(파71) 코스에서 열린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 마지막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다섯 개를 잡아내며 5언더파 66타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 24언더파 260타로 2위 패트릭 캔틀레이(미국)와는 3타 차다.
김주형은 이번 우승으로 PGA 투어 통산 2승을 기록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들고 있었던 PGA 투어 최연소 2승 기록도 깼다.
김주형은 지난 8월 윈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PGA 투어 정식 회원 자격은 물론, 프레지던츠컵 출전권도 따냈다. 이후 프레지던츠컵에서도 캔틀레이를 비롯해 쟁쟁한 미국 선수들을 상대로 승점 2점을 거둔 바 있다.
그런가 하면 김주형은 이번 대회 나흘 내내 단 한 번도 보기를 기록하지 않았다. 흠 잡을 데 없는 ‘완벽한 우승’이었다. PGA 투어 사상 보기 없이 우승한 기록도 이번이 세 번째에 불과하다.
이날 경기 직후 김주형의 영어 이름 ‘톰 킴’은 세계 각국 언론에 도배됐다. 미국 매체들은 물론이고 영국 BBC와 가디언 등도 앞 다퉈 김주형의 우승과 신기록 달성 소식을 전했다.
김주형은 인터뷰에서 “말로 하기 어려울 만큼 행복하다”며 “캐디의 도움이 컸고 팀워크가 좋았다”고 말했다.
공동 준우승은 전날에 이어 마지막까지 김주형과 치열한 접전을 펼친 캔틀레이, 그리고 또 다른 미국 선수 매튜 네스미스에게 돌아갔다.
캔틀레이는 파3 17번 홀까지 버디 일곱 개와 보기 두 개로 5언더파를 달리다 마지막 홀에서 무너졌다. 파4 18번 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내는 실수를 했다.
티샷이 예상하지 않은 방향으로 날아가며 덤불 지역에 떨어졌고, 두번째 샷에서 공을 걷어내는 데 실패하며 캔틀레이는 벌타를 받고 맨땅에서 공을 다시 쳐야 했다. 그러나 이 네 번째 샷마저 워터 해저드에 빠졌다.
한편 나머지 한국 선수들의 성적도 좋다. 무려 4명이 톱10에 올랐는데, PGA 투어 루키 김성현이 공동 4위, 디펜딩 챔피언인 임성재는 7위, 김시우는 공동 8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