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수 왕정훈이 DP 월드투어(옛 유러피언투어) 카타르 마스터스에서 공동 36위에 올랐다. 지난 5월 이후 투어 기준 최고 성적이다. 전성기 기량을 되찾아 가고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왕정훈은 한국시간 29일 카타르 도하 골프 클럽(파72)에서 진행된 이번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파를 적어냈다. 그는 최종 합계 7언더파 281타를 만들며 리치 램지(스코틀랜드), 호시노 리쿠야(일본), 트리스톤 로렌스(남아공) 등과 동률을 기록했다.
전날보단 12계단 떨어진 순위로 마감하며 아쉬움을 남기긴 했지만 그간 컷 탈락을 거듭하던 상황에서 거둔 반가운 성과다. 왕정훈은 직전 대회인 안달루시아 마스터스를 비롯해 이번 대회에 앞서 치른 DP 월드투어 15개 대회에서 13차례 컷 탈락하거나 첫날 부진으로 기권했다.
왕정훈은 지난 2016년 5월~2017년 1월 사이 DP 월드투어 타이틀 3개를 휩쓸며 골프계의 눈도장을 찍었다. 그러나 그 이후 기량이 다소 떨어지며 마음고생을 했고,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와 다시 투어 제패에 도전 중이다.
한편 우승은 연장전 끝에 핀란드의 사미 발리마키에게 돌아갔다.
발리마키는 마지막 날 69타를 적어내며 최종 합계 18언더파 270타를 만들었고, 동률을 기록한 스페인 선수 조지 캄필로와 연장전에 돌입했다.
승부는 연장 첫 홀에서 갈렸다. 발리마키는 장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캄필로를 눌렀다.
이번 우승으로 발리마키는 3년 7개월 만에 정상에 섰다. 그는 지난 2020년 3월 오만 오픈에서 첫 우승을 거둔 이래 들쑥날쑥한 성적을 이어왔다.
다만 이번 시즌 들어선 준우승 두 번을 포함해 DP 월드투어 톱10에 5차례 진입하며 새로운 우승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끌어 올린 상황이었다.
셋째 날까지 선두를 달렸던 캄필로는 이번 대회에서 개인 통산 네 번째 DP 월드투어 우승을 노렸지만 다음 대회를 기약하게 됐다.
한편 두 사람에 이어선 나초 엘비라(스페인)와 스콧 제이미슨(스코틀랜드)이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조던 스미스(잉글랜드)는 5위, 로버트 매킨타이어(스코틀랜드)는 막판까지 분투했지만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