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골프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US PGA 챔피언십에서 미국의 브룩스 켑카가 우승했다. 켑카는 이로써 이번 대회 해트트릭을 달성하는가 하면 생애 다섯 번째 메이저 우승컵을 획득했다.
켑카는 한국시간 22일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 오크힐 컨트리클럽 이스트 코스(파70)에서 치러진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4개를 묶어 3타를 줄였다. 최종 성적은 9언더파 271타로, 공동 2위 그룹과는 2타 차였다.
막판까지 승부는 치열했다. 함께 티잉 에어리어에 선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이 켑카와 함께 엎치락 뒤치락 타수를 줄여갔다. 그러나 2홀을 남겨놓고 호블란의 공이 벙커에 빠지며 승기가 켑카에게 기울었다. 켑카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차분한 플레이를 이어나가며 마침내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그는 이날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이번 우승은) 그간 있었던 일들 중 가장 의미있는 일일 것 같다”며 “지난 몇 년새 정말 많은 일들이 지나갔다”고 회상했다.
켑카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하다 지난해 6월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의 후원을 받는 LIV 골프로 이적했다. ‘메이저 사냥꾼’으로 불리던 켑카의 이적은 골프계에 상당한 파란을 불러왔다. LIV 골프의 등장으로 ‘PGA 투어 위기론’이 확산했고, PGA 투어 측은 부랴부랴 ‘특급 대회’ 제도를 신설해 상금을 증액하고 톱랭커들을 끌어모으는 상황이다.
그런가 하면 이번 우승으로 그는 LIV 골프 소속 선수들 가운데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는 기록도 세웠다. 켑카는 PGA 투어 소속이던 지난 2018년과 2019년 이 대회에서 정상에 선 경험이 있다. 2017년과 2018년엔 또 다른 메이저 대회인 US 오픈에서 각각 우승했다. 마스터스에선 2019년과 올해 두 차례 준우승을 차지했다.
준우승은 호블란과 스코티 셰플러(미국)에게 돌아갔다. 전날 공동 5위에 자리하며 역전 우승 기대를 끌어올렸던 셰플러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5타를 줄였지만 켑카를 따라잡는 데엔 실패했다.
한국 선수들 가운데 유일하게 컷오프를 통과한 이경훈의 톱10 진입은 아쉽게 됐다. 이경훈은 공동 29위로 마무리했다. 그는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3개를 묶어 1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5오버파 285타를 만들었다.
디펜딩 챔피언 저스틴 토마스는 최종 합계 12오버파를 적어내며 공동 65위로 마감했다. 토마스는 이번 대회에서 나흘 내내 70대 타수를 쳐내며 고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