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뱅크 챔피언십에 출전한 한국 선수들이 전원 톱10 진입에 실패했다. 그러나 매 라운드마다 눈에 띄는 18홀 플레이를 선보이며 여전히 여자 골프 강국임을 입증했다.
한국시간 29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TPC 쿠알라룸푸르 코스에서 마무리된 이번 대회 4라운드에서 김아림이 공동 15위, 고진영과 김세영이 공동 20위, 최혜진이 공동 29위 등으로 대회를 마쳤다.
김세영은 전날 4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리며 막판 역전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마지막 라운드에서 5오버파를 적어내며 주저앉았다. 그는 1번 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는가 하면 전반 9홀에서만 4오버파를 써냈고, 후반에서도 보기 3개와 버디 2개를 더해 1타를 더 늘렸다.
김아림 역시 둘째 날 66타를 쳐내며 기대를 끌어모았지만 셋째 날 74타로 고전하며 순위가 내려앉았다. 마지막 날엔 전반에서 보기 없이 버디와 이글로만 6타를 줄이며 역전 조짐을 보였지만 후반에서 더블보기와 보기를 더하면서 최종 톱10엔 들지 못했다.
우승은 프랑스의 셀린 부티에에게 돌아갔다. 부티에는 1라운드에선 1타를 줄이는 데 그쳤지만 2라운드에서 8타를 줄이며 순위가 크게 뛰었고, 3라운드 69타에 이어 마지막 라운드에서 64타를 적어내며 최종 합계 21언더파를 만들었다.
전날 공동 2위였던 태국 선수 아타야 티티쿨과 부티에가 공동 선두가 되면서 경기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두 사람의 연장전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폭풍우로 1시간 30분가량 진행이 지연되는가 하면, 연장 9홀까지 팽팽한 접전이 벌어졌다. 9홀에서 부티에가 장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승부가 끝났다. LPGA 투어 역사상 연장전이 가장 길게 이어진 사례는 1972년 벌어진 10홀 연장전이었다.
부티에는 “티티쿨이 실수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버디 기회를 붙잡아야 했다”고 회상했다. 티티쿨은 “솔직히 상당히 피곤했지만 내 인생 최고의 연장전이었다”며 부티에의 우승을 축하했다.
이번 우승으로 부티에는 개인 통산 6번째, 시즌 4번째 LPGA 투어 타이틀을 획득했다. 그는 지난 3월 LPGA 드라이브 온 챔피언십에 이어 7월 메이저 대회인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각각 정상에 올랐다. 그런가 하면 곧장 치러진 스코티시 여자오픈에서도 우승했고, 이번 주 성과로 LPGA 투어 프랑스 선수 중 최다 타이틀 보유자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