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골프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에서 스페인의 존 람이 최종 우승했다. 한국 선수들은 사상 처음으로 4명 전원이 컷 통과하는 기록을 세웠고, 김주형과 임성재는 나란히 공동 16위에 올랐다.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코스(파72)에서 열린 올해 대회는 악천후로 진행에 여러 차례 차질이 빚어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 사흘 내내 1위 자리를 지킨 건 미국의 브룩스 켑카였다. LIV 골프로 이적한 뒤 이미 두 차례 우승한 켑카는 메이저에서만 4차례 우승하며 ‘메이저 사냥꾼’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마스터스에서도 두 번 준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다.
그런 만큼 많은 도박사들은 켑카의 우승을 점쳤지만, 람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막판 스퍼트를 선보이며 역전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번 대회에서 람은 켑카를 비롯해 노르웨이의 빅토르 호블란 등과 함께 공동 선두로 출발했다. 2라운드 이후로는 켑카와 살짝 거리가 벌어졌고, 3라운드도 2위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그는 마지막 날 첫 9홀에서 버디 2개와 보기 1개로 1타를 줄인 데 이어 후반 9홀에서 버디만 2개를 잡아냈다. 특히 마지막 퍼팅을 성공시키며 승리를 확정 지은 순간, 람은 두 주먹을 하늘로 치켜들며 폭발적인 탄성을 내질렀다. 갤러리들과 중계진도 환호했다. 람은 모자를 벗어 자신을 응원해 준 이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람은 이번 우승으로 올 시즌 4승을 기록했다. 올해 스물여덟 살인 그는 PGA 투어 타이틀 11개를 보유하게 됐다. 메이저 대회 우승은 이번이 두 번째다. 람은 지난 2021년 US 오픈에서 우승, 같은해 디 오픈에서 공동 3위를 차지했다.
그런가 하면 그가 올시즌 톱10에 진입한 것만 총 7차례다. 올해 개인 통산 최고 기록을 세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선수들 중에선 김주형과 임성재가 공동 16위로 마무리하며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이번 대회엔 역대 최다인 4명이 도전장을 냈는데, 이들 모두 컷오프를 통과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경훈이 공동 23위, 김시우가 공동 29위에 자리하며 전원이 톱30에 진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