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위 고진영이 한국시간 오는 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파72)에서 펼쳐지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US 여자오픈에 출전한다. 25년 전 박세리가 ‘맨발 투혼’ 끝에 우승하며 온 국민을 감동시켰던 바로 그 대회다.
이번 대회는 셰브론 챔피언십과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 이은 올 시즌 세 번째 LPGA 투어 메이저 토너먼트다. 그런가 하면 대대로 한국 선수들의 ‘텃밭’으로 여겨진 무대이기도 하다.
박세리를 포함해 이 대회에서 우승한 한국 선수는 박인비와 전인지 등 10명에 달한다. 박인비는 2008년과 2013년 두 차례 우승했고, 가장 최근엔 지난 2020년 김아림이 정상에 섰다.
특히 1998년 US 여자오픈에서 박세리가 펼친 활약상은 많은 한국인들에게 깊은 인상으로 남았다. 박세리가 양말을 벗어던지고 워터 해저드에 들어가 샷을 날리던 그 장면도 이 무대에서 탄생했다.
당시 스물한 살이던 박세리는 태국 선수 제니 추아시리폰과 72홀 동률을 이루며 연장전에 돌입했는데, 플레이오프 18홀을 돌 때까지 승부가 나지 않아 온 국민이 애를 태웠다. 승부는 결국 2차 연장을 거쳐 2홀을 더 친 끝에 결정됐다.
이후 한국에선 수많은 ‘박세리 키즈’들이 탄생했다. 그들의 2세대 격인 고진영은 선배들의 뒤를 이어 고국에 열한 번째 낭보를 가져다줄 희망으로 꼽힌다.
고진영은 이번 시즌 LPGA 투어에서 두 차례 우승하며 지난 시즌 부진으로 놓쳤던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여자골프 사상 최장기간 랭킹 1위 유지 기록도 세웠다.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의 기록 158주를 깼다.
LPGA 투어 타이틀 15개를 자랑하는 고진영은 메이저 대회에서도 꾸준히 좋은 성적을 냈다. 지난 2019년엔 셰브론 챔피언십과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했고, 이듬해 US 오픈에선 공동 준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셰브론 챔피언십에선 공동 9위에 올랐다. 이를 포함해 2015년 이후 메이저 대회에서 톱10에 오른 것만 10차례다.
한편 이번 대회엔 고진영을 비롯해 김효주와 전인지, 최혜진, 유해란, 양희영 등 한국 선수 22명이 도전장을 냈다.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이민지(호주), 미셸 위(미국) 등 많은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교포 선수들도 여럿 출전한다. 중계는 SBS 골프 채널에서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