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다나오픈에서 스웨덴의 린 그랜트가 우승했다. 그랜트는 전날 2위와 6타 차 선두를 달리며 우승을 사실상 예고한 상황이었다. 한국 선수들은 ‘텃밭’으로 불리던 이번 무대에서 영 힘을 쓰지 못했다.
그랜트는 한국시간 17일 미국 오하이오주 실베이니아 하일랜드 메도스 골프클럽(파71)에서 진행된 마지막 라운드에서 3언더파 68타를 적어내며 최종 합계 21언더파 263타를 만들었다. 그는 2위 알리슨 코퍼즈(미국)와 3타 차로 우승을 거뒀다.
이번 우승으로 그는 처음으로 LPGA 투어 대회 정상에 섰다. 올해 스물네 살인 그랜트는 지난해 루키로 LPGA 투어에 데뷔했다. 코로나19 백신 관련 입국 제재 탓에 본격적으로 미국 땅에서 활약을 펼친 건 올해 들어서다. 그랜트는 백신을 맞지 않아 미국 입국에 제약이 있었지만 미국 보건당국이 방역 정책을 완화하면서 대회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그랜트에겐 일찌감치 많은 기대가 쏠려 있었다. 유럽 무대에서 이미 기량을 입증한 덕이다. 그는 지난 시즌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에서 4승을 달성하며 신인왕과 대상을 싹쓸이했다.
그랜트는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이 순간을 정말 여러 차례 상상해 왔다”면서 “코스가 어쩐지 익숙한 느낌이기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라운드에선 US 여자오픈 챔피언이자 한국계인 코퍼즈의 활약도 빛났다. 코퍼즈는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몰아치며 단독 2위로 마감했다. 직전 치른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데 이어 이번 다나오픈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코퍼즈는 당분간 도박사들의 ‘최애’ 옵션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한국 선수들은 전원 톱10 진입에 실패했다. 유해란과 이정은5가 공동 19위로 한국 선수들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두 사람은 각각 최종 합계 8언더파를 써냈다. 특히 이정은5는 전날 공동 14위에 오르며 톱10 진입이 점쳐졌지만 이날 파4 16번 홀에서 더블 보기를 내며 순위가 다섯 계단 떨어졌다.
이어 최혜진이 공동 23위로 마감했고, 우승 기대주였던 고진영은 공동 26위, 김세영은 공동 32위에 자리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 선수들은 이번 주 열리는 다우 그레이트 레이크스 베이 인비테이셔널에서 다시 한번 우승컵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