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수 양희영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최종전인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마지막 우승 이후 57개월 만에 거둔 성과다.
양희영은 한국시간 20일 오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 티뷰론 골프클럽 골드 코스(파72)에서 마무리된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이글 1개, 보기 1개를 묶어 6타를 줄였다. 그는 이로써 최종 합계 27언더파 261타를 만들며 공동 2위와 3타 차로 압도적인 우승을 달성했다.
이번 대회는 한 시즌을 마무리하는 경기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했다. 올 시즌 내내 좋은 활약을 펼치며 CME 글로브 포인트 랭킹 60위 내에 안착한 선수에게만 출전권이 주어졌고, 총상금 역시 여자골프 대회 평균을 훨씬 웃도는 700만 달러(약 91억 9000만 원)가 걸렸다.
양희영은 전날까지 일본의 하타오카 나사와 접전을 벌였다. 두 사람은 3라운드를 공동 선두로 마감했는데, 이후 최저 배당률을 선점한 건 하타오카였다. 양희영은 마지막 날에도 12번 홀까지 하타오카에게 밀리다 14번 홀에서 잡아낸 이글 덕에 판세를 뒤집을 수 있었다.
이번 우승은 지난 2019년 2월 혼다 LPGA 타일랜드 이후 전해진 첫 낭보다. 그런가 하면 양희영이 처음으로 미국 땅에서 거둔 LPGA 투어 우승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2013년 한국에서 열린 KEB-하나뱅크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태국에서만 3승을 추가했다.
양희영은 이번 시즌 LPGA 투어 대회 챔피언 중 최고령자 기록도 세웠다. 그는 1989년생으로 올해 서른네 살이 됐다. 그는 우승 기자회견에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도 했다.
공동 2위엔 막판에 양희영에게 밀린 하타오카와 재미교포 알리슨 리가 자리했다. 두 사람은 각각 최종합계 24언더파 264타를 기록했다. 이어 릴리아 부(미국)가 21언더파로 4위, 아타야 티티쿨(태국)이 20언더파를 적어내며 5위로 마감했다.
한편 올해의 선수와 상금왕은 많은 이들의 예상대로 부에게 돌아갔다. 부는 올 시즌 메이저 대회에서만 2승을 거두는 등 4승을 올리며 최강자로 군림했다.
일찌감치 신인왕 수상을 확정한 유해란은 영광의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김효주는 평균타수상 부문에서 수상이 점쳐졌지만 티티쿨에게 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