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수 김아림과 양희영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셰브론 챔피언십에서 공동 4위로 마감했다. 우승은 미국의 릴리아 부에 돌아갔다.
한국시간 24일 오전 미국 텍사스 우드랜즈 더 클럽 앳 칼튼 우즈 잭 니클라우스 시그니처 코스(파72)에서 마무리된 4라운드에서 김아림은 이븐파, 양희영은 1오버파를 각각 적어냈다.
두 사람은 최종 합계 8언더파 280타를 기록했다. 양희영은 전날 공동 3위까지 올라갔지만 한 계단 내려왔고, 김아림은 3라운드 공동 6위에서 두 계단 상승했다. 이로써 양희영과 김아림 모두 올 시즌 첫 톱10 진입을 달성했다.
릴리아 부는 개인 통산 두 번째 LPGA 투어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올 시즌 두 번째 우승이기도 하다. 부는 지난 2월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22언더파를 몰아치며 생애 첫 LPGA 투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날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0언더파 278타를 만들었다. 미국의 에인절 인과 동률을 기록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인을 누르고 정상에 섰다.
부의 우승엔 그 어느 때보다 큰 시선이 쏠렸다. 많은 매체가 그의 태생에 특히 주목했는데 부는 1980년대 베트남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이른바 ‘보트피플’ 혈통이다.
1975년 베트남 전쟁이 공산주의 세력의 승리로 끝난 뒤, 남베트남인을 중심으로 많은 이들이 보트를 타고 해외로 밀항했다. 이런 보트피플들은 4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는데, 이 중 상당수가 미국 땅에 정착했다.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할아버지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생각한다”다고 전하며 이어서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하신 말씀대로 최선을 다했다” 조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부에게는 이번 우승컵과 함께 우승 상금 510만 달러(약 67억 7,000만 원)가 돌아갔다.
한편 강력한 우승 후보로 점쳐졌던 고진영은 최종 합계 7언더파 281타로 공동 9위에 자리했다. 마지막 날 68타를 적어냈지만, 첫날부터 사흘간 70대 타수를 벗어나지 못한 타격이 컸다. 김효주는 11위에 올랐다. 디펜딩 챔피언 제니퍼 컵초(미국)는 2라운드에서만 6오버파를 적어내며 컷 탈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