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을 딛고 두 달 만에 복귀한 고진영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8오버파 80타를 적어내는 수모를 겪었다. 18번 홀에선 5오버파, 퀸튜플 보기를 범하며 고개를 떨궜다.
이번 대회는 한국 강원도 원주시 오크밸리 컨트리 클럽(파72)에서 열린다. 대회를 앞두고 고진영의 복귀에 많은 관심이 쏠린 상황이었다. 롤렉스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고진영은 손목 부상으로 한동안 잔디를 떠나 있었다.
간만의 복귀전이었지만 첫날부터 영 순탄하지 않았다. 고진영은 이날 버디 3개를 잡아냈지만 보기 6개를 더했고, 파5 18번 홀에선 무려 10타 만에 공을 겨우 홀에 집어넣었다. 10번 홀부터는 4개 홀 연속으로 보기를 범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 디펜딩 챔피언이기도 한 고진영은 결국 첫날 꼴찌에서 두 번째, 공동 76위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 직후 고진영은 “골프가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골프다. 최선을 다한 뒤엔 결과가 어떻든 받아들이는 게 선수의 몫”이라고 말했다.
1라운드 단독 선두는 태국의 아타야 티띠꾼이 차지했다. 그는 보기 없이 버디 7개와 이글 1개를 잡아내며 9타를 줄였다.
티띠꾼은 세계랭킹에서도 고진영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남은 사흘간 티띠꾼의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이번 대회가 끝난 뒤 고진영이 1위 자리를 그에게 내줄 가능성이 크다.
이어서 한국 선수 김민솔이 8언더파 64타로 2위에 올랐다. 올해 열여섯 살 아마추어인 김민솔은 이번 대회에 초청 선수 자격으로 참가했다.
많은 골프 팬들에겐 익숙하지 않을 이름이지만 김민솔은 올여름 아마추어 대회 우승을 휩쓸며 본격적으로 두각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파4 3번 홀부터 파4 6번 홀까지, 4개 홀 연속으로 버디를 적어내기도 했다.
공동 3위엔 홍예은과 김아림, 미국 교포 안드레아 리가 6언더파 66타로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이번 시즌 내내 티띠꾼과 LPGA 투어 신인왕 경쟁을 벌여온 최혜진은 3언더파 69타, 공동 9위로 출발했다. 또 다른 한국 선수 박성현을 비롯해 하타오카 나사(일본), 브리타니 알토메어(미국), 스테파니 키리아쿠(호주)와 동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