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뉴스] 세상 떠난 딸에게 바치는 트로피…카밀로 비예가스, 9년 만의 PGA 투어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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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g Yun Lee

최종수정 2023.11.13.18:35기사입력 2023.11.13.18:35

콜롬비아 선수 카밀로 비예가스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버뮤다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섰다. 9년 만의 우승이자 딸이 소아암으로 세상을 떠난 뒤 거둔 첫 성과다.

전날 2위에 머물러 있던 비예가스는 한국시간 13일 오전 버뮤다 사우샘프턴 포트 로열 골프 코스(파71)에서 마무리된 마지막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몰아치며 65타를 적어냈고, 최종 합계 24언더파 260타를 만들며 우승했다. 준우승자 알렉스 노렌(스웨덴)과는 2타 차였다.

비예가스는 이날 우승으로 개인 통산 5번째 PGA 투어 타이틀을 획득했다. 비예가스는 지난 2008년 BMW 챔피언십과 투어 챔피언십에서 2주 연속 우승을 달성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엔 2010년 혼다 클래식에서 타이틀을 추가했다. 

그러나 2014년 윈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이래로는 소식이 뜸했다. 설상가상으로 심각한 어깨 부상에도 시달렸다.

콘페리 투어로 강등된 비예가스에게 더 큰 불운이 닥친 건 2020년이었다. 18개월 된 딸 미아의 뇌와 척수에서 악성 종양이 발견됐다. 미아는 항암 치료에도 불구하고 암 진단 다섯 달만인 그해 7월 세상을 떠났다. 

딸을 먼저 보낸 뒤에도 비예가스는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콘페리 투어에서의 활약을 이어갔고, 2021년엔 당당하게 PGA 투어에 복귀했다.

그러나 기량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그는 PGA 투어에서 두 시즌을 보낸 뒤 다시 콘페리 투어로 밀려났다. 이번 시즌엔 PGA 투어에 간간히 도전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지난 10월까지 10개 대회에 나섰지만 7차례 컷 탈락했다.

비예가스가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딸을 회상하다 눈물을 훔치고 있다.비예가스가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딸을 회상하다 눈물을 훔치고 있다.Stan Badz

그러던 비예가스가 다시 주목받은 건 지난주 멕시코에서 열린 월드 와이드 테크놀로지 챔피언십에서였다. 당시 그는 25언더파 263타를 만들며 공동 준우승을 차지했고, 간만에 골프팬들에게 존재감을 뽐냈다. 그리고 시즌 12번째 출전 대회인 이번 대회에서 감격스러운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비예가스는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말로 하기 어려운 심정”이라며 “삶은 내게 좋은 것들을 많이 줬지만 그 과정에서 나를 괴롭히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한편 한국 선수 노승열은 막판 순위 역전에 실패했다. 

노승열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4개를 묶어 2오버파를 적어냈다. 그는 최종 합계 5언더파를 만들며 트로이 메릿(미국), 카메론 퍼시(호주) 등과 동률을 기록했고, 전날보다 18계단 하락한 공동 72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노승열은 이번 시즌 PGA 투어 대회에 꾸준히 출전했지만 톱10 진입은 달성하지 못했다. 최고 성적은 지난해 11월 RSM 클래식에서 거둔 공동 15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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