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올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AIG 여자오픈에서 전인지가 플레이오프 끝에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 도전도 무산됐다.
이번 대회는 영국 스코틀랜드 이스트로디언 뮤어필드(파71·6649야드)에서 치러졌다.
앞서 2라운드에서 단독 선두, 3라운드에서 2위를 차지했던 전인지는 마지막 날 버디 3개와 보기 2개로 1언더파를 써냈다.
최종 합계 10언더파 274타로 이날 4오버파를 써낸 애슐리 부하이와 동률이 되면서 경기는 연장전으로 접어들었다. 부하이는 셋째 날 7언더파를 쳐내며 타수를 대폭 줄여둔 덕에 4라운드에서 잇단 실수에도 불구하고 선두를 지켜냈다.
그리고 치열했던 연장 승부는 4홀 만에 부하이의 승리로 끝났다.
전인지는 이번 대회에서 타이틀을 따내면 LPGA 투어 메이저 다섯 개 대회 중 네 개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다음 기회를 노리게 됐다.
전인지는 대회 직후 인터뷰에서 “내년도 있고 내후년도 있으니 계속 도전하고 싶다”며 “골프는 끝날 때까지 (결과를) 모르는 스포츠”라고 했다.
이로써 전인지는 올시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우승, AIG 여자오픈 준우승으로 올시즌 메이저 행진을 마감하게 됐다.
부하이는 이번 우승으로 LPGA 투어 첫 타이틀이자 첫 메이저 우승컵을 따냈다.
그간 부하이가 메이저 대회에서 세운 최고 성적은 지난달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기록한 공동 15위였다.
부하이는 눈물을 흘리며 남편, 캐디와 함께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그는 인터뷰에서 “내 상태는 놀라울 정도로 차분했다. 그 순간에 집중하려 했다”고 밝혔다. 이어 “캐디는 내가 벙커를 다루는 데 있어 1인자라는 걸 보여주라고 했다”면서 “남아공 사람들은 이 벙커 플레이에 뭔가 (능력이) 있다”는 농담도 덧붙였다.
3위는 2019년 AIG 여자오픈 우승자이자 첫날 단독 선두를 차지했던 일본의 시부노 히나코에게 돌아갔다.
이어서 호주 교포 이민지가 공동 4위,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가 공동 7위에 올랐다.
나머지 한국 선수들 중에선 김아림이 공동 13위, 김효주가 공동 15위, 김세영이 18위를 차지했다. 박인비는 공동 22위로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