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웨스턴 컨퍼런스 시즌 프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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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gmin Cho

최종수정 2022.10.16.13:06기사입력 2022.10.16.13:06

지난 6월 10일,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화려했던 우승 이후, 눈깜짝할 사이에 벌써 4개월여의 시간이 흘렀다. 그 기간 동안 치열한 경쟁 끝에 흘린 선수들의 땀과 눈물의 역사가 흥건하고 관중들의 함성과 공이 바닥에 튈 때 들리는 공명이 용광로같은 열기를 만들던 여름 날의 코트에는 정적만이 감돌았었다.  

계절의 변화가 불쑥 다가온 것처럼, 2022-2023 NBA 시즌 개막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이 자리를 빌어 15개의 팀들이 같은 컨퍼런스에 묶여 향후 플레이오프 진출과 우승을 노리기 위해 돌입할 긴 여정을 예측한다.

아래는 웨스턴 컨퍼런스 플레이오프 진출을 염두한 예상 순위표다.

1.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2. 덴버 너겟츠

3. 피닉스 선즈

4. 멤피스 그리즐리스

5.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6. LA 클리퍼스

7. 댈러스 매버릭스

8. LA 레이커스

여전히 ‘서부 최강’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지난 시즌 우승팀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여전히 훌륭한 시즌을 보내며 정규 시즌을 1위로 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워리어스는 사실 이번 오프시즌 몇몇 주요 자원들을 잃었다. 

오토 포터 주니어와 게리 페이튼 주니어는 지난 시즌 워리어스가 다시 챔피언의 자리를 되찾는데 눈에 보이지 않는 활약과 공헌을 했다. 그들의 빈자리는 모세스 무디와 조나단 쿠밍가가 얼마만큼 채워줄 수 있는지에 따라 공백이 드러나고 안 나고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돈테 디빈센조와 자마이칼 그린을 데려오며 스쿼드를 탄탄하게 만든 것은 아주 좋은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팀의 주 공격은 이번에도 역시 스테판 커리가 맡을 것이고 외곽에서는 클레이 탐슨이 득점 지원을 할 것이다. 드레이먼드 그린이 수비를 책임지는 동안 지난 시즌 큰 폭으로 성장한 케본 루니와 부상에서 드디어 돌아오게 되는 빅맨 제임스 와이스먼까지 프런트코트도 든든하다. 

문제는 최근 훈련 도중 동료이자 후배인 조던 풀의 얼굴을 가격하며 큰 이슈를 몰고 온 드레이먼드 그린의 기행이다. 코트 안팎으로 조용할 틈이 없는 그린이라는 시한폭탄이 팀에게 도움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 

분명히 지난 시즌보다 강한 전력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여전히 서부지구에서는 가장 강력하고 경기 내적으로는 변수가 적은 강팀이다. 

요키치의 지원군이 몰려온다, 덴버 너겟츠

니콜라 요키치는 지난 시즌 외롭게 팀을 이끌면서도 리그 탑급의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그의 시즌 기록은 평균 27.1득점 13.8 리바운드 7.9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리그 MVP를 수상했다.  

눈부신 개인적인 활약에도 불구하고 팀은 6위로 정규 시즌을 마치며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게 패하며 탈락했다.

오프시즌 대대적인 선수단의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일단 지난 시즌에 부상으로 긴 공백기를 가졌던 주요 선수들이 돌아온다는 점에서 반갑다. 특히, 마이클 포터 주니어와 자말 머레이가 돌아오게 된다면 요키치와 함께 최상의 라인업으로 이번 시즌 더 강력하게 상대를 몰아붙일 수 있다.

요키치의 느린 발이 수비 지역에서 발 빠른 가드진에게 취약하기 때문에 시즌 중후반부터는 특히 이 부분에 대한 수비적인 약점이 크게 드러날 것이다. 

이때 이번 오프시즌에 수혈한 가드들인 브루스 브라운과 켄타비우스 칼드웰-포프 등의 자원이 얼마나 요키치의 약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지가 긴 시즌을 바라봤을 때의 승부처일 것이다.

게다가 덴버가 이번 시즌 크게 기대하고 있는 두 영건이 있다. 바로 본스 하이랜드와 제케 나아지다. 이 두 선수가 얼마만큼 시즌 초반 머레이의 공백과 요키치가 쉬는 동안 세컨드 유닛으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지에 따라 팀이 향후 플레이오프 때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의 수가 늘어날 수 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빛나는 태양’ 피닉스 선즈     

피닉스 선즈는 지난 정규 시즌 64-18의 엄청난 기록을 세우며 최고 승률로 시즌을 마감했다. 하지만 정규 시즌 1위의 기쁨은 컨퍼런스 2라운드에서 댈러스 매버릭스에게 마지막 게임 7에서 123-90 충격의 대패로 인해 애리조나 사막 한 가운데 발생한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오프시즌 선즈는 팀의 주요 선수인 디안드레 에이튼과 계약을 연장하며 전력 유지에 힘썼다. 지난 시즌 연장 계약을 제시하길 주저했기 때문에 에이튼의 이적이 유력해보였지만, 인디애나 페이서스의 제안에 응답하면서 그를 다시 잡아두는 데 성공했다.

그 덕에 팀의 코어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데빈 부커가 여전히 팀의 득점 1옵션을 담당할 것이며 지난 시즌에 버금가는 무시무시한 스텟 라인을 또 한번 재현할 것이다. 

크리스 폴크리스 폴MediaNews Group/Pasadena Star-Ne

여기에 크리스 폴 역시 팀의 주전 포인트 가드로 노련한 경기 운영과 공격 작업에 몰두하겠지만, 역시 서른일곱의 나이로는 언제 갑자기 퍼져도 이상하지 않기 때문에 시즌 중반부터는 관리가 필요할 것이다.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폴이 노쇠화할수록 슬슬 미래에 대해 생각해야하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는 선즈다. 시간에 쫓기고는 있지만 아직 뜨겁게 발화할 수 있다. 

관건은 서부의 다른 팀들이 오프시즌동안 많은 변화를 겪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지난 시즌보다 더 험난한 시즌을 맞이하게 될 우려가 있는 선즈다. 

지난 시즌에 비해 전력 하락한 멤피스 그리즐리스    

멤피스 그리즐리스는 지난 정규 시즌 56-26의 성적을 거두며 서부 컨퍼런스에서 2위로 마감했다.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미네소타 팀버울브스를 잡아냈지만, 2라운드에서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게 손쉽게 가로 막혔다.

해당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설상가상 경기 도중 게리 페인튼 주니어와 자 모란트가 나란히 큰 부상을 입으면서 양 팀 간의 새로운 라이벌 관계가 형성됐다.

이제 3년차에 접어든 그리즐리스의 스타 가드 자 모란트는 화려함과 운동 능력을 겸비하고 있다. 이번 시즌에도 그가 큰 활약을 펼칠 것으로 예상하지만, 그와 발을 맞춰야 할 스타 포워드 자렌 잭슨 주니어는 언제나 그렇듯 장기 부상으로 올 시즌 대부분을 불참하게 됐다. 

팀의 득점 2옵션은 외곽에서 정확한 슛을 선보이는 데스먼드 베인의 역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지난 시즌 그리즐리스의 대약진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듯, 이번 시즌에도 팀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리즐리스에게는 훌륭한 퍼리미터 수비 자원과 두터운 벤치 뎁스가 있다.  만일 지난 시즌에 버금가는 기록으로 이번 시즌을 마감할 수 있다면, 팬들 입장에서는 충분히 만족스러울 것이다.

“우리는 트윈 타워로 간다”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큰 변화는 세상을 바꾼다. 이번 오프시즌 미네소타 팀버울브스는 그야말로 ‘큰’ 변화를 가져오는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하며 농구계에서 단숨에 주목받는 데 성공했다. 

바로 유타 재즈로부터 주전 센터 루디 고베어를 데려온 것이다. 반대 급부로는 다량의 1라운드와 2라운드 픽을 내줬다.

루디 고베루디 고베어Ethan Miller

 현재 리그에서 스몰 라인업이 트렌드로 자리 잡은지 상당히 지났기 때문에 모두가 의아해 한 결정이 아닐 수 없다. 이미 그 자리에 올스타 센터인 칼 앤서니 타운스가 있는 팀버울브스다.     

팀버울브스는 타운스를 4번으로 쓰고 고베어를 5번에 놓는 ‘트윈 타워’ 작전으로 경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더 운동 신경이 뛰어나고 3점슛도 가지고 있는 타운스에게 더 움직일 공간을 주겠다는 의미인 것으로 보인다. 

고베어는 이미 유타 재즈시절부터 수비로는 정평이 나있던 센터다. 그가 합류하면서 분명히 인사이드 수비는 더 탄탄해질 것이 분명하다. 

팀버울브스에는 강력한 프런트코트 뿐 아니라 개성 강한 두 명의 백코트 듀오도 있다. 디안젤로 러셀과 앤서니 에드워즈 둘 다 뛰어난 선수들로 올스타급의 재능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번 시즌 팀이 더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이들이 기복을 줄이고 한 단계 확실하게 더 스텝업해줘야한다.   

‘부상 악령’에서 벗어날 LA 클리퍼스 

동부에 브루클린 네츠가 있다면 서부에는 LA 클리퍼스가 있다. 농구 이론학으로는 최고의 팀이 될 만한다는 점에서 양 팀은 공통분모를 공유한다. 

클리퍼스는 지난 시즌 좋지 않은 정규 시즌을 보내며 최종 9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팀의 주 득점원인 카와이 레너드가 부상으로 경기를 뛰지 못했고, 폴 조지 역시 잔부상과 슛감 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자연스레 순위 경쟁권 레이스에서 멀어졌다.

이번 오프시즌 선수단의 큰 변화 없이 주력 코어를 지켜낸 클리퍼스에게 희망적인 부분은, 이 두 선수가 건강하게 돌아온다는 점이다. 

카와이는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토론토 랩터스 시절을 거치는 동안에도 늘 부상이 많긴 했지만, 경기장에 나서면 언제나 기대한 1인분 혹은 그 이상을 손쉽게 해냈다.

조지도 팀의 1옵션이 아니라 부담감이 덜한 2옵션으로 뛸 때 더 좋은 활약을 펼치는 제법 스타일의 분위기를 타는 선수다.  

여기에 벤치에서 세컨드 유닛을 담당할 존 월과 다재다능한 포워드 로버트 코빙턴, 그리고 주전 센터 이비카 주바치 등도 팀에 보탬을 줄 수 있다. 

역시 가장 문제는 부상이다. 부상의 위험을 항상 달고 다니는 선수가 너무 많다. 구단의 입장에서는 경기 외적인 위기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임무가 될 것이다. 

“돈치치 마술쇼 계속 이어진다” 댈러스 매버릭스

지난 시즌 정규 시즌을 4위로 마무리 한 댈러스 매버릭스의 이번 시즌 행방을 예측하는데 있어서 두 가지는 분명하다. 

첫 째는 지난 시즌보다 성적이 하락한다는 것. 두 번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카 돈치치는 여전히 리그를 씹어먹는 대활약을 펼칠 것이라는 점이다.   

사실 지난 시즌보다 성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건 너무도 당연하다. 팀의 전력이 명확히 약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돈치치를 보조할 득점 2옵션인 제일런 브런슨을 발굴했지만, 그는 이번 오프시즌 뉴욕 닉스로 떠났다.

비록 휴스턴 로케츠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센터 크리스티안 우드를 영입하긴 했지만, 다른 경쟁팀들에 비해 공격적인 기량면에서 쓸 수 있는 카드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브런슨의 공백은 스펜서 딘위디와 팀 하더웨이 주니어 등이 돌아가며 메워야 하는데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평균 21.6득점씩 기록했던 브런슨의 빈자리는 이들에게는 상당히 커 보인다.

루카 돈치루카 돈치치Ron Jenkins

결국 돈치치에게 또 많은 것이 걸린 시즌이 될 것이다. 이는 본인 스스로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지난 시즌 평균 28.4득점 9.1 리바운드 8.7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리그 MVP 급 활약을 펼친 돈치치가 팀을 어디까지 끌고 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많은 변화, 끊이지 않는 잡음, 르브론 제임스’ LA 레이커스 

LA레이커스는 헐리웃의 도시 로스앤젤레스를 연고하는 팀 답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 휘황찬란한 역사, 노란 빛의 유니폼과 코비 브라이언트의 정신이 깃든 유서 깊은 농구 명문 구단이다.

사실 지난 시즌은 농구 명문의 기록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33-49의 루징 시즌을 기록하며 최종 11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탈락한 것이다.

팀은 사실상 아수라장이었다. 팀에서 가장 많은 돈을 받는 선수 중 하나인 러셀 웨스트브룩은 턴오버 남발에 수비 상황에서는 팀의 발목만 잡았고, 앤서니 데이비스는 대부분 코트보다는 병실에 누워있었으며, 나머지 다소 어수선하고 제한적인 능력의 선수들이 자리를 채웠다. 

이제 선수로서 황혼기에 접어든 르브론 제임스 혼자 팀을 감당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래서 이번 오프시즌 많은 변화를 단행하기로 결심한 레이커스는 제일 먼저 신임감독으로 다빈 햄을 앉혔다. 

그 이후, 르브론 제임스와 앤서니 데이비스라는 코어를 지키면서 대대적인 팀 로스터에 대공사를 진행했다.

여기에 로니 워커 4세와 트로이 브라운 주니어, 데미안 존스, 토마스 브라이언트, 후안 토스카노 앤더슨 등 여러 어린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팀을 새롭게 꾸몄다. 

게다가 웨스트브룩과는 악연이 있는 베테랑 가드 패트릭 베벌리와 이번 유로바스켓에서 독일 국가대표팀으로 좋은 활약을 펼친 데니스 슈뢰더를 데려오며 프런트코트에 너무 많은 자원을 보유하게 됐다.

역시 레이커스가 이번 시즌 성공적인 반등을 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꼭 충족되어야 하는 조건들이 있다. 하나는 부상을 피하는 것이며, 두 번째는 웨스트브룩의 활약이다.

부상은 앤서니 데이비스를 의미하는 말이다. 이미 올 프리시즌 세 경기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데이비스이기 때문에 벌써부터 팬들 사이에서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데이비스는 분명히 리그 최고의 득점력과 기술력, 운동 능력을 갖춘 만능 빅맨이지만 부상으로 매번 몇 주씩 뛰지 못한다면 자연스럽게 나머지 레이커스들이 떠안는 부담감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또 하나는 웨스트브룩의 활약이다. 시즌 평균 트리플 더블을 기록하던 전성기 시절과는 많이 멀어진 기량이지만, 여전히 뛰어난 운동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고질적인 턴오버를 줄이고 슛 정확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면 자연스럽게 예전 스탯 라인에 버금가는 기록을 세우면서 현지의 우려와 비난도 잠재울 수 있다. 

결국 시즌의 행방은 르브론 제임스의 손에 달려있다. 그 혼자서 팀을 이끌고 모든 것을 짊어질 수 있는 나이는 더 이상 아니다. 하지만 여전히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로 어린 레이커스 선수단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며 길고 화려했던 커리어의 마무리를 위한 아름다운 착륙을 서서히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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