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권 티어가 명확한 동부 컨퍼런스...우승 팀은 돌고 돌아 벅스?
새 NBA 시즌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번 정규시즌 동부 컨퍼런스의 구도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다뤄본다. 오프시즌 동안 많은 변화를 거치며 새롭게 로스터를 구성한 동부 컨퍼런스 팀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시즌에 임하고 어떤 농구를 펼칠지 알아본다.
1. 우승권 로스터를 확실하게 갖추고 있는 두 팀: 벅스와 셀틱스
최근 몇 시즌 동안 동부 컨퍼런스 우승을 다퉈온 밀워키 벅스와 보스턴 셀틱스는 많은 현지 전문가들이 선정한 올해의 컨퍼런스 우승 후보들이다. 올 시즌 역시 이 두 팀과 동부 컨퍼런스 나머지 팀들 간의 사이에는 전력적으로 큰 격차가 존재한다.
특히 지난 시즌 동부 컨퍼런스를 1위로 마무리한 벅스는 여전히 두터운 선수진을 보유하고 있으며, 큰 경기 경험이 많은 것도 장점이다. 더불어, 올 시즌 리그 최고의 원투펀치를 보유하고 있다.
팀 내 최고 스타인 야니스 아데토쿤보는 여전히 건재하며, 이번 오프시즌 우여곡절 끝에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에서 이적한 데미안 릴라드가 팀의 새로운 메인 볼 핸들러 겸 득점 2옵션으로 경기에 나설 것이다.
이러한 요소들 덕분에 벅스가 유력한 컨퍼런스 우승 후보로 뽑히고 있다. 공격 진영에서 명확한 강점을 가지고 있는 두 선수지만, 릴라드는 에이징 커브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나이대에 접어들었다. 만일 벅스가 예상 외로 부진한다면 바로 이 부분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 셀틱스 역시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3라운드 마이애미 히트에게 패배한 이후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앞선에서 궂은 일을 해주며 팀 수비력을 강화한 마커스 스마트와 그랜트 윌리엄스, 차기 주전 센터로 여겼던 로버트 윌리엄스 3세, 그리고 주전 가드로 활약한 말콤 브록던을 전부 떠나보냈다.
대신 지난 시즌 벅스에서 활약한 즈루 할러데이와 워싱턴 위저즈에서 부활에 성공한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를 데려왔다. 여전히 제이슨 테이텀과 제일런 브라운이 주공격 옵션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할러데이가 합류하며 지난 시즌 불안정했던 경기 운영 능력 역시 크게 보완했다.
다만 많은 자원들을 떠나보내며 로스터가 얇아졌고 선수들 간의 호흡도 다시 맞춰야 하는 상황이다. 만일 주전 선수들이 대거 부상에 시달린다면, 실질적인 전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2. 벅스와 셀틱스를 위협할 수 있는 미지의 팀: 세븐티식서스
세븐티식서스는 실질적으로 우승을 노릴만한 조각들을 전부 갖추고 있다. 지난 정규시즌 MVP를 수상한 조엘 엠비드는 여전히 무시무시한 경기력을 이어갈 것이며, 타이리스 맥시 역시 주전으로 올라선 지난 시즌 이후 더욱 스텝업 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여기에 켈리 우브레 주니어가 팀에 합류하고,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닉 널스 감독은 공격적인 시스템 농구를 선수들에게 주입할 것이다.
다만 이들의 잠재력이 전부 발현되며 벅스와 셀틱스를 위협하기에는 너무나 큰 불안요소가 존재한다. 바로 제임스 하든을 둘러싼 트레이드 루머다. 지난 시즌 하든은 팀의 주전 가드로 나섰지만, 시즌 내내 자신이 양날의 검임을 증명했다. 여전히 영점이 잡힌 날에는 3점 라인 바깥에서 무차별 폭격을 이어가며 팀 승리에 크게 공헌했지만, 그렇지 않은 날에는 발이 느려지고 턴오버를 남발하고 수비 진영에서 큰 구멍이 되어 팀의 발목을 잡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팀을 떠나고 싶다"며 트레이드를 요청했지만, 사실상 그의 가치는 곤두박질 치고 관심이 미지근한 상태다. 세븐티식서스도 하든을 떠나보낸다면 그에 걸맞은 자원들이나 픽으로 구성된 패키지를 받고 싶기 때문에 매우 신중하게 이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 엠비드는 미디어 데이 인터뷰를 통해 "하든이 남았으면 좋겠고 그가 남아있을 때 팀은 더 강해진다"라고 답했지만, 시즌 시작을 며칠 앞두고도 하든을 둘러싼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3. 플레이오프를 노리는 팀들: 캐벌리어스, 히트, 닉스, 호크스, 페이서스, 랩터스
지난 시즌 팀에 새롭게 합류한 도노반 미첼이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며 정규시즌 51승을 거둔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는 플레이오프를 노리는 것을 넘어 후반 라운드까지도 노릴 수 있는 팀 중 하나다.
미첼을 도울 자원으로 지난 시즌 마이애미 히트의 놀라운 플레이오프 런에 기여하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맥스 스트러스를 데려온 것은 누구나 인정할만한 좋은 영입이다. 팀의 중추적인 자원으로 발돋움한 센터 에반 모블리의 성장세에 따라 순위표에서의 캐벌리어스의 최종 위치가 정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시즌 동부 컨퍼런스를 대표해 NBA 파이널에 나선 히트는 이번 오프시즌에 팀을 떠난 자원이 남긴 공백을 성공적으로 메우지 못했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게이브 빈센트와 스트러스의 빈자리는 커 보인다. 여전히 지미 버틀러와 뱀 아데바요가 건재하지만, 그 둘만으로는 동부 컨퍼런스를 제패하기는 어렵다.
닉스는 올 시즌에도 제일런 브런슨과 줄리어스 랜들로 구성된 원투펀치를 앞세운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2라운드까지 진출했지만, 히트에 밀리며 탈락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지난 시즌과 비교해 전력이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이다. 빅쓰리 구성을 위해 팀에 모셔올 슈퍼스타를 찾고 있지만, 아직은 날개를 활짝 펴고 '윈 나우'를 천명할 시기는 아니다.
애틀란타 호크스도 지난 시즌에 이어 좋은 경기력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트레이 영과 디죤테 머레이로 구성된 백코트는 상당히 좋은 합을 보이고 있으며, 감독으로 새로 부임한 퀸 스나이더의 탁월한 지도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지난 시즌에 비해 확실한 업그레이드를 기대할 또 다른 팀으로는 인디애나 페이서스가 있다. 타이리스 할리버튼은 리그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성장할 만한 잠재력을 갖추고 있으며, 지난 시즌 덴버 너게츠에서 우승을 맛보고 팀에 합류한 브루스 브라운은 페이서스가 지난 시즌 약점을 보였던 윙 디펜딩을 강화할 수 있다.
랩터스 역시 실망스러웠던 지난 시즌을 뒤로하고 플레이오프에 도전할 만한 로스터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전성기에 접어든 파스칼 시아캄과 OG 아누노비, 스카티 반스, 야콥 퍼들로 이어지는 강력한 프런트코트는 랩터스 최고의 무기이며, 이번 FIBA 농구 월드컵에서 독일을 우승으로 이끌며 대회 MVP를 수상한 데니스 슈뢰더도 새롭게 팀에 합류했다.
4. 하위권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 팀들: 불스, 네츠, 호네츠, 매직, 피스톤스
불스는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때 기용한 코어 멤버들을 그대로 갖추고 있지만, 지난 시즌만큼의 경기력을 재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마 데로잔과 잭 라빈이 건재하지만, 이들의 최대 잠재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야심차게 영입했던 포인트가드 론조 볼은 올 시즌에도 코트에서 보기 어려울 것이다.
네츠는 지난 시즌 도중 피닉스 선즈에서 데려온 마이칼 브릿지스가 공격 진영에서 많은 득점을 올리며 팀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케빈 듀란트와 카이리 어빙을 떠나보내면서 받아온 여러 쏠쏠한 자원들은 제 역할을 해주겠지만, 변수는 팀의 메인 볼 핸들러인 벤 시몬스다. 시몬스의 경기력에 따라 팀의 성적도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이는데, 여전히 시몬스는 경기력에 큰 기복을 보이고 있다.
호네츠는 팀의 기둥으로 떠오른 라멜로 볼을 보유하고 있지만, 부상이 너무 많은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지난 시즌에도 볼은 네 번이나 부상을 입으며 총 36경기에서 밖에 활약하지 못했다. 2023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두번째 픽으로 팀에 합류한 브랜든 밀러가 얼마만큼 빠르게 리그에 적응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요소다.
매직은 지난 시즌 1년 차 신인으로 눈부신 활약을 펼친 파올로 반체로가 얼마만큼 성장할지 기대할 수 있는 시즌이다. 반체로와 바그너 형제등의 어린 코어 라인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 오프시즌 영입한 베테랑 조 잉글스는 외곽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더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어린 선수들이 주축이기 때문에 경기 운영이 노련하지 못하고 기복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피스톤스는 지난 시즌 리그에서 가장 낮은 승률을 기록하며 수모를 겪었지만(정규시즌 17승 65패), 올 시즌에는 조금 더 나은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시즌 초에 큰 부상을 입으며 시즌을 접어야 했던 케이드 커닝햄이 건강하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분전한 보그단 보그다노비치가 여전히 주전 포워드로 활약할 것이며, 지난 시즌 후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서 넘어온 제임스 와이즈먼 역시 주전으로 활약하며 큰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