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적으로는 너게츠와 선즈의 2파전...하지만 서부 컨퍼런스는 상어가 득실대는 바다
새 NBA 시즌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번 정규시즌 서부 컨퍼런스의 구도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다뤄본다. 오프시즌 동안 많은 변화를 거치며 새롭게 로스터를 구성한 서부 컨퍼런스 팀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시즌에 임하고 어떤 농구를 펼칠지 알아본다.
1. 유력한 컨퍼런스 우승후보 두 팀: 너게츠와 선즈
지난 시즌 NBA 우승팀 덴버 너게츠는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새 시즌에 돌입한다. 지난 시즌 우승을 거머쥘 때 활용한 스타팅 멤버 다섯 명이 그대로 팀에 남아있으며, 현재 최고의 선수로 많은 전문가들이 뽑고 있는 니콜라 요키치의 공격 운영 능력이 또 다시 크게 빛을 발할 것이다. 너게츠는 요키치와 자말 머레이로 이루어진 치명적인 원투펀치를 보유하고 있으며, 수비적으로 많은 역할을 해 준 브루스 브라운의 이탈은 분명 아쉽겠지만, 서부 컨퍼런스를 우승하는 데에 있어서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선즈는 지난 시즌 중반 케빈 듀란트를 브루클린 네츠에서 데려오며 가공할 만한 공격력을 자랑했다. 듀란트를 포함해 데빈 부커가 팀의 원투펀치로 맹활약할 것이며, 이번 오프시즌에 워싱턴 위저즈에서 데려온 브래들리 빌이 공격 3옵션으로 나선다.
분명히 이 세 명이 함께 코트에 나설 때에는 그 어떤 팀보다 강한 화력을 보여줄 것이다. 많은 다득점 경기를 가져가며 승리하겠지만, 그만큼 많은 점수를 내주기도 할 것이다. 선즈는 지난 시즌에도 수비 진영에서 집중력을 잃는 모습을 자주 보이며 결국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너게츠에게 패했다.
2. 우승에 도전할 만한 전력을 갖춘 두 팀: 워리어스와 레이커스
워리어스는 여전히 강력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지만, 불과 몇 년 전의 왕조 시절만큼의 여유는 없다. 예전과는 달리 매 경기 전력을 다해야 하며, 이제는 경기 내에서의 큰 실수가 팀에 큰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
여전히 리그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인 스테판 커리는 어느덧 서른 여섯 살의 나이가 됐으며, 클레이 탐슨 역시 기복을 줄이고 예전 전성기 때의 슛감을 찾을 필요가 있으며, 새로 팀에 합류한 크리스 폴은 커리가 휴식을 취할 때 세컨드 유닛을 이끌고 경기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유지해야 한다.
레이커스는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3라운드까지 진출하며 덴버 너게츠와 컨퍼런스 우승 자리를 놓고 다퉜다. 이번 시즌에도 탄탄한 전력을 갖추고 있으며, 충분히 우승에 도전할 만한 팀 중 하나로 선정될 만하다. 특히 레이커스는 타우린 프린스와 게이브 빈센트를 영입하면서 롤 플레이어들의 퀄리티를 끌어올렸으며, FIBA 농구 월드컵에 미국 대표팀으로 출전하며 더욱 성장한 오스틴 리브스 역시 좋은 활약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레이커스는 결국 팀의 두 슈퍼스타인 르브론 제임스와 앤써니 데이비스의 경기력에 따라 팀에 향방이 좌우될 것이다. 제임스는 이제 곧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으며, 데이비스는 커리어 내내 문제가 되어 온 부상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지가 매우 중요하다.
3.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경쟁할 팀들: 그리즐리스, 매버릭스, 킹스, 썬더, 클리퍼스, 팀버울브스, 펠리컨스, 재즈
그리즐리스는 이들 가운데 가장 플레이오프에서 볼 확률이 높은 팀이다. 그리즐리스는 지난 두 시즌 연속 50승 이상 기록했으며, 총기 소지 논란으로 25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긴 했지만 자 모란트가 결국 시즌 중반에 돌아올 것이며, 새로 팀에 합류한 마커스 스마트와 자렌 잭슨 주니어가 시너지를 내며 상대 공격진을 질식시킬 수비력을 선보일 것이다.
매버릭스는 루카 돈치치와 카이리 어빙 라인이 이번 시즌에도 건재하다.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공격 진영에서 두 선수가 보여주는 활약은 눈부시고 화려할 것이며 많은 득점을 올릴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 두 선수가 함께 뜀으로서 수비에서 나타나는 공백 역시 여전할 것이다. 지난 시즌 두 선수가 공격적으로 뛰어난 모습을 보였지만, 정작 경기에서는 패하는 모습이 자주 연출됐다.
킹스는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던 그 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저돌적이고 히어로 볼에 특화된 디애런 팍스와 도만타스 사보니스가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 팀 역시도 수비적으로 큰 물음표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이며, 시즌이 진행될수록 부상이나 얇은 로스터 뎁스로 인해 파생된 문제들에 직면할 것이다.
썬더는 지난 시즌 리그 최고의 득점원 중 한 명으로 성장한 셰이 길저스-알렉센더를 필두로 드디어 정규시즌에 나서게 될 쳇 홈그렌이 주전 센터로서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되는 팀이다. 조쉬 기디 등 나머지 주전 선수들의 평균 연령이 매우 어리며, 패기와 에너지가 넘치는 팀이지만, NBA는 노련미와 경험 없이는 절대로 어느 수준 이상 성공을 거두기 힘든 무대다.
클리퍼스는 카와이 레너드와 폴 조지라는 강력한 무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정작 이들을 경기에 활용할 수 있을지가 당장의 걱정거리다. 리그 최고의 공수겸장으로 불리는 이 두 선수는 지난 시즌에도 부상으로 인해 너무 많은 경기에 불참했으며, 이번 시즌 역시 다르지 않을 것으로 많은 이들이 보고 있다.
팀버울브스는 올 프리시즌에서 매우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지난 시즌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팀의 주전 가드로 나설 앤써니 에드워즈는 전성기에 접어들었으며, 칼 앤써니 타운스와 루디 고베어로 이루어진 빅맨 듀오는 지난 시즌보다 더 좋은 합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타운스와 고베어가 함께 뛰는 이상 빠른 템포와 스페이싱이 주를 이루는 현대 농구의 특성과는 자연스럽게 먼 농구를 할 수밖에 없다. 팀버울브스의 '안티 모던 바스켓볼'이 이번 시즌 활짝 만개할지는 시즌에 접어들어야 확인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펠리컨스는 자이언 윌리엄슨과 브랜든 잉그램의 건강 상태에 따라 시즌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만일 두 선수가 시즌 내내 부상을 피할 수 있다면, 펠리컨스는 50승 이상을 기록하고 지금의 컨퍼런스 구도에 큰 파란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그럴 가능성이 현저히 낮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재즈는 지난 시즌 전반기에 예상치 못한 선전을 이어가며 많은 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올 시즌에도 팀의 공격 1옵션으로 활약할 '핀란드산 듀란트' 라우리 마카넨과 유망한 센터 워커 케슬러, 그리고 올 시즌 새로 합류한 존 콜린스로 구성된 팀의 프런트코트는 탁월한 운동 능력과 득점력을 가지고 있다. 다만 백코트로 나설 콜린 섹스턴과 신인 가드 키노트 조지의 능력에는 의문이 남아있다.
4. 현실적으로 플레이 인을 노려야 할 팀: 로케츠
로케츠는 이번 여름 프레드 밴플릿과 딜런 브룩스를 데려오며 큰 로스터 강화를 이뤄냈다. 기존에 주축으로 활약한 제일런 그린과 자바리 스미스 주니어, 그리고 알페렌 센군이 여전히 팀에 남아있다. 새로 감독으로 취임한 이메 우도카의 지휘 아래 팀은 수비적으로도 큰 발전을 이룰 것이다. 지난 시즌보다 승률을 상당히 끌어올리는 것을 넘어 플레이 인까지도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5. 아직은 미완이지만 지켜볼 가치가 있는 팀: 스퍼스
스퍼스는 아직 갈 길이 먼 팀이다. 이번 시즌에도 많은 경기에서 패하며 루징 레코드를 기록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202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첫 번째 픽으로 뽑은 프랑스 출신의 빅터 웸반야마가 이번 프리시즌에서 예상보다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스퍼스는 웸벤야마를 센터가 아닌 포워드로 투입시켜 페인트 존 안에서의 너무 강한 견제에서 자유롭게 플레이 할 수 있도록 배려할 것으로 보인다. 웸반야마는 큰 신장에 비해 빠른 발과 날렵한 운동 신경, 그리고 3점 슛도 갖추고 있다. 수비 지역에서는 강력한 림 프로텍팅을 보여줄 것이며 공격 진영에서는 빠른 템포의 트랜지션이나 미리 약속된 세트 오펜스, 혹은 감각적인 스페이싱을 통한 외곽 공격도 선보일 것이다.
여기에 지난 시즌 팀 내 득점 1옵션으로 활약한 켈든 존슨이 여전히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며, 얼마 전 대형 연장 계약을 체결한 데빈 바셀 역시 큰 스텝업을 이룰 시즌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