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팀’ 고양 소노가 ‘최강 군단’ 부산 KCC를 꺾고 시즌 첫 연승을 질주했다.
소노는 12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KCC와의 홈 경기에서 ‘양궁 농구’를 선보이며 93-84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이 경기 직전 8위에 있던 소노(4승 5패)는 같은 날 원주 DB에 대패한 6위 서울 SK(4승 4패)와 반 경기 차로 좁혀진 7위로 올라섰다. 반면 KCC(2승 4패)는 3연패에 빠지며 7위에서 8위로 하락했다.
경기 시작 직전까지 소노는 걱정이 앞섰다. KCC는 최준용이 복귀를 알렸지만, 소노는 팀 핵심 중 한 명인 전성현이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상대적 열세가 예상됐다.
그러나 경기는 예상과는 반대로 흘러갔다. 수비가 헐거운 KCC 상대로 소노는 시즌 최다 3점 19개(3점 야투율 35.23%)를 폭발하며 기세를 끌어 올렸고, 특히 이정현이 3점 슛 6개 포함 29득점이라는 미친 활약을 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KCC전을 끝으로 이정현은 1라운드 평균 20.9득점(국내 선수 1위), 7.2어시스트(리그 2위), 1.4스틸(리그 4위)를 기록했다. 이는 대단한 기록이다. 9경기 출전 기준, 1라운드에서 20점을 올린 국내선수를 찾으려면 2017/18시즌 안양 KGC(현 정관장) 소속으로 뛴 오세근(SK)이 평균 20.4점이다.
다만 오세근, 서장훈처럼 센터나 파워포인트가 1라운드 20점을 넘어서는 건 많지만, 이정현처럼 가드가 20점 이상을 기록하는 것은 힘들다. 이정현과 같은 가드 중 20점을 넘어선 최근 기록은 2000/01 시즌 허재(TG삼보)가 남겼다.
이정현과 더불어 3점포 6개 폭발한 한호빈(22점), 3점 슛 3개 꽂은 재로드 존스(26점)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려 팀 승리에 보탰다.
반면 KCC는 최준용이 복귀하자마자 22점을 폭발했지만, 외곽 수비 문제점이 연이어 드러나며 3연패에 빠졌다. 데뷔 후 꾸준히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이승현이 이번 시즌 7.5점에 머무르고 있으며 노장인 라건아의 위력은 반감됐다.
허웅은 소노 상대로 15점을 올렸지만, 수비력이 좋지 않아 상대에 슛을 허용하기 일쑤. 이호현(12점) 역시 마찬가지다. 이정현은 못 막더라도 한호빈은 막았어야 했지만, 번번이 슛을 허용해 한호빈의 시즌 첫 두 자릿수 득점을 허용했다.
또한, 비시즌기 동안 준비했던 트랜지션 게임을 제대로 이어가지 않고 있다. 소노 상대로 7번의 속공 찬스를 가져갔지만, 울산 현대모비스나 창원 LG처럼 수비 조직력이 좋은 팀 상대로는 트랜지션 게임을 하지 않는다.
KCC는 이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지면서 지난 시즌과 다를 바 없는 길을 걷고 있다.
그럼에도 KCC는 여전히 ‘최강 군단’이자 ‘강력한 우승 후보’다. ‘2023 컵대회’에서 무패 행진하며 우승을 차지했던 것처럼 KCC는 돌파구를 찾을 거라 예상한다.
한편 존스는 이 경기 끝으로 소노와 이별한다. 구단은 12일 “고양 소노가 외국인 선수 교체를 단행한다. 재로드 존스를 내보내고 대체 외국인 선수로 치나누 오누아쿠가 합류한다”고 전했다.
오누아쿠는 검증된 센터다. 2019/20시즌 DB에서 맹활약하며 수비 베스트 5에 올랐던 선수다. 게다가 만화 슬램덩크의 주인공 강백호와 비슷한 폼으로 던지는 ‘강백호 자유투’로 선풍적 화제를 모았다.
이제서야 소노 스타일에 적응하며 이정현과 함께 맹활약 중인 존스다. 존스가 부진할 때 교체를 결정했지만, 소노에게 존스와의 이별은 아쉬운 작별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