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밀 워니에게 의존한 서울 SK가 P.리그+(대만) 뉴 타이베이 킹스에 덜미 잡혔다.
SK는 8일 대만 뉴 타이베이 신주앙체육관에서 개최된 2023/24 동아시아슈퍼리그(EASL) B조 4차전 홈팀 뉴 타이페이에게 72-90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이로써 이 경기 직전 일본 B.리그 팀인 류큐 골든 킹스 1승씩 나눠 가졌던 SK는 1승 2패, 3위로 하락하며 4강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반면 뉴 타이베이는 첫 승을 신고하며 B조 1위로 올라섰다.
이날 SK는 워니 혼자서 45점(11리바운드)을 올리며 고군분투했지만, 국내 선수 중 그 누구도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김선형은 4점, 허일영은 4점, 오재현은 3점에 그쳤으며 리온 윌리엄스가 더블더블(10점 11리바운드)을 달성했지만, 워니의 부담감을 덜어주진 못했다.
1쿼터는 SK가 경기를 리드했다. 29점 몰아치며 주도권을 잡았지만, 워니만 분전해 2, 3, 4쿼터 모두 10점대에 그쳐 18점 차로 대패했다.
SK는 지난 3월 일본에서 열린 EASL 챔피언스 위크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동아시아 강호다. 그러나 주전 선수와 벤치 선수 간의 실력 차이가 큰 SK에게 국내 리그(KBL)와 EASL 일정 병행이 독이 돼 돌아왔다.
게다가 주축 선수들 노쇠화로 워니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지면서 EASL 경기력뿐만 아니라 리그 성적도 떨어지고 있다.
SK는 KBL 이번 시즌 안양 정관장과의 개막전부터 워니 의존도가 상당했다. 워니는 개막전에서 46점(11리바운드)을 올려 KBL 역대 한 경기 최다 득점, 커리어-하이를 달성하면서 SK의 승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고양 소노전을 앞둔 SK에게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바로 워니의 부상이었다. 소노 전은 11점 차(90-79) 승리로 마무리했지만, 바로 이어진 울산 현대모비스-대구 한국가스공사전에서는 워니의 공백을 채우지 못해 연패, 1위에서 2위로 추락했다.
설상가상 SK는 EASL 일정까지 소화해야 했다. 다행히 류큐 골든 킹스 상대로 승리(82-69)를 거뒀지만, 이미 체력이 바닥나 있던 SK는 워니가 돌아왔음에도 창원 LG전(4일)에서 50점이라는 저득점 기록을 남기고 3연패에 빠졌다. 그리고 공동 5위로 추락했다.
체력을 회복하지 못한 채 떠난 대만 원정 결과는 예상된 결말이었던 셈이다.
대만 원정에서 돌아온 SK 앞에는 ‘잠실 더비’ 서울 삼성(11일)과 개막 7연승 질주 중인 원주 DB(12일)가 기다리고 있다. 지칠 대로 지쳐버린 SK지만, 지난 시즌 1라운드 최하위를 찍고 준우승으로 마무리했던 팀이 SK다.
여전히 우승 후보인 SK가 이들과의 맞대결을 승리로 마무리하고 기세를 끌어 올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