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SK가 선두 원주 DB의 원정 무패 행진을 제지하고 4연승을 달렸다.
SK는 2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DB와의 시즌 2번째 맞대결에서 숨 막히는 접전 끝에 86-80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이 경기 직전 4위에 있던 SK는 같은 날 수원 KT에 패한 안양 정관장(9승 5패)의 자리를 꿰차고 창원 LG(8승 4패)공동 2위로 올라섰다. 반면 여전히 선두 질주 중인 DB는 시즌 2패(13승)째 기록하며 공동 2위 SK, LG와의 격차가 3.5경기로 좁혀졌다.
시즌 최고의 명승부였다. 이날 리드가 총 14번 바뀌었는데, 이 중 7번은 4쿼터에서 일어났다. 특히 양 팀 외국인 선수 자밀 워니(SK)와 디드릭 로슨(DB)은 필요한 순간마다 득점을 올리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
워니는 32득점 20리바운드로 시즌 총 10경기를 뛰면서 9번째 더블더블을 완성했다. 워니는 지난 DB전(12일)에 유일하게 더블더블을 기록하지 못했는데, 이날 경기를 통해 설욕했다. 워니와 더불어 안영준이 두 자릿수 득점(21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보탰다.
그러나 두 선수를 제외한 스타팅 멤버의 경기력은 아쉬웠다. 이번 시즌 날이 갈수록 슛감이 떨어지는 김선형은 야투성공률 12.5%(1/8)로 부진했다. 최근 2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오세근(8점 7리바운드), 허일영(2득점) 역시 아쉬웠다.
그럼에도 SK가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건 최원혁과 오재현 그리고 최부경이 이들의 뒤를 받쳐줬기 때문이다. 특히 오재현(7득점)은 클러치 타임에 3점슛을 꽂으며 SK의 기세가 꺾이는 것을 막아냈다.
경기 후 SK 전희철 감독은 “선수들이 주문한 작전을 너무 잘 이행해 주었다. 100%를 할 수 없다. 요구했던 것을 어쨌든 많이 해냈다. 워니도 수비가 좋았다. 앞선 수비가 좋았다"며 워니를 칭찬했다.
이어서 "투맨 게임에서 파생되는 효과를 보지 못했던 것이 DB가 답답했던 것 같다. (특히) 베테랑보다 백업들이 너무 잘해줬다”는 말을 남겼다.
로슨은 지난 SK전(12일)에 이어서 시즌 2번째(22득점 11어시스트 13리바운드) 트리플더블을 기록했다. 이날 로슨이 작성한 시즌 2번째 트리플더블은 2021/22시즌 정관장 대릴 먼로(당시 KGC) 이후 2시즌 만이다.
DB는 로슨 뿐만 아니라 이선 알바노(21득점), 김종규(13득점), 강상재(11득점), 박인웅(11득점)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맹활약했지만, 너무나 막강했던 워니의 존재로 마지막엔 웃지 못했다.
DB 김주성 감독은 “오늘 선수들이 좀 정신없게 플레이를 했다. 턴오버를 하면서 분위기가 가라 앉았다”며 “전체적으로 몸이 좀 무거웠고, 수비 타이밍이 조금씩 늦었다. 좀 더 신경을 썼어야 하는데 (수비가) 안 되면서 공격도 무너졌다”라는 말을 덧붙여 아쉬운 마음을 내비쳤다.
한편 같은 날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정관장과 수원 KT가 맞대결을 펼쳐 KT(85-94)가 승리를 거뒀다. 이날 오마리 스펠맨에 복귀전을 가질 예정이었지만, 몸살로 출전하지 못해 먼로가 고군분투했다. 반면 KT는 허훈이 마이클 에릭과 완벽 호흡을 선보이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