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뉴스] 농구 명가의 몰락...삼성, 리그 '최다 원정 19연패' 불명예 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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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ji Kim

최종수정 2023.11.22.18:25기사입력 2023.11.22.18:25

서울 삼성이 서울 SK에게 패하며 불명예를 얻었다.

삼성은 2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SK와의 원정 경기에서 75-82로 패했다.

이로써 삼성은 이날 패배로 시즌 8연패이자 원정 19연패 기록을 세웠다. 삼성의 마지막 원정 승리는 지난해 12월 10일 울산 현대모비스전이었다. 이후 12월 22일부터 2023년 11월 20일 당일까지 약 1년간 원정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원정 19연패는 한국 프로농구 사상 최다 원정 연패 신기록이다. 삼성이 종전 대구 동양(1998년 11월 10일~1999년 3월 13일), SK(2003년 1월 18일~11월 29일)가 세웠던 18연패 기록을 모두 깬 것이다.

챔피언결정전 진출한 2016/17시즌 이후로 6시즌 연속 플레이오프(PO) 진출 실패, 2년 연속 최하위(2021/22~2022/23), 그리고 리그 역대 최다 원정 19연패. 국내 프로농구 팀 가운데 가장 역사가 오래된 ‘농구 명가’ 삼성의 추락은 이를 바라보는 팬들에게 명가 타이틀을 꺼내기조차 부끄럽게 만든다. 

시즌 시작 전부터 삼성은 22일 기준 최하위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함께 전력 약세로 평가받았다.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고 전력 보강에 실패했기 때문. 유망주들이 즐비한 삼성은 이정현과 김시래 등 베테랑을 중심으로 이들이 성장하기만을 바랄 수밖에 없었다.

서울 삼성 소속 외국인 선수 코피 코번서울 삼성 소속 외국인 선수 코피 코번Kirk Irwin

시즌 초반부터 얇은 선수층의 한계가 드러났다. 믿었던 베테랑들은 노쇠화가 시작된 것. 특히 팀 내 중심을 잡아줘야 할 이정현은 11월에 8경기 필드골 야투율 23%(17/65)로 부진하다. 

유망주 성장 역시 더디다. 특히 삼성의 미래로 평가받던 이원석은 데뷔 시즌(2020/21) 이후로 성장이 멈췄다. 이를 받쳐줄 백업 자원조차 빈약하다. 국내 선수뿐 아니라 외국인 선수 역시 코피 코번을 제외하고는 제 역할을 해내는 선수가 없다.

여기에 부상 악재까지 겹쳤다. 팀에 활동량을 책임져 주던 신동혁, 조준희, 차민석 등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이에 삼성 은희석 감독은 SK전 직후 “자꾸 선수 구성의 문제라고 말씀드리는 게 이제는 핑계를 대는 것 같아서 그렇다”며 “어찌 됐든 선수들이 돌아올 때까지는 최대한 버텨야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코번 의존도가 너무 높다. 삼성전 대부분은 코번 혼자서 30점 이상을 몰아넣고 나머지 엔트리 11명의 선수가 총 20~30득점을 올린다. 발이 느린 코번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서 상대 속공에 속수무책, 코번이 막히면 공격력을 잃는다.

앞으로 일정도 만만치 않다. 홈에서 가스공사(22일), 울산 현대모비스(25일)를 만나고 26일에 수원 KT 원정을 떠난다. 3팀 모두 상대 전적에서 삼성이 열세다. 

가스공사는 시즌 단 1승(11패)으로 최하위에 위치 중이지만, 김낙현이 합류한 시점(16일)부터 가스공사는 공격력에 활력을 되찾았다. 기세가 한없이 꺾인 삼성이 가스공사 상대로 시즌 연패를 끊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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