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KCC 라건아가 프로농구 역대 통산 득점 2위에 올랐다.
라건아는 11일 부산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서울 SK와의 홈 경기에서 29득점 몰아넣고 KCC에 90-75 승리를 선사했다.
이로써 정규시즌 통산 득점이 10,901점으로 오른 라건아는 13시즌 KBL에서 활약한 애런 헤인즈(10,878점)를 제치고 KBL 역대 통산 득점 2위를 차지하게 됐다. 이는 역대 외국선수 가운데 정규시즌 득점 1위에 오르는 겹경사다.
이 부문 1위는 ‘국보급 센터’라 불리는 서장훈(13,231점)이다. 라건아와 서장훈의 득점 차는 무려 2,330점이다.
리바운드 부문에서는 라건아가 1위를 달리는 중이다. 이날 SK 상대로 리바운드 15개를 잡은 라건아(6,348개)는 2위 서장훈(5,235개)의 리바운드 기록을 1천여 개로 따돌리는 데 성공했다.
지난 시즌 초반 라건아는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에이징 커브’라는 타이틀을 달게 됐다. 그러나 경기를 거듭하면서 팬들이 바라던 라건아의 폭발력이 살아나기 시작했고, 결국 지난 시즌 리바운드 1위에 오르게 되는 영예를 안았다.
이번 시즌도 마찬가지였다. 라건아는 시즌 초반 또 다른 외국선수 알리제 존스의 폭발력에 2옵션으로 밀려나며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컵대회때 보여준 존스의 모습은 사라지기 시작하면서 라건아에게 기회가 생긴 것.
라건아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단 10분 출전하더라도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던 라건아는 스타팅 멤버로 이름을 오르기 시작했고, 그 결과 SK 상대로 40분을 소화해 KBL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수 있었다.
2012/13시즌 개막을 앞두고 울산 현대모비스에 합류해 KBL 무대를 밟았던 리카르도 라틀리프는 2018년 특별 귀화를 통해 한국 국적을 갖고 ‘라건아’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한국 땅을 밟은 지 어느덧 12년이 되가는 라건아는 맹활약하며 KBL 기록을 하나둘씩 바꾸고 있다. 과연 라건아가 서장훈의 기록을 넘어 최다 득점을 갈아 치울지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이날 승리를 거둔 KCC(16승 12패)는 안방 3연승 질주와 함께 5위 자리를 수성하며 올스타 브레이크에 돌입했다. 4위 창원 LG(19승 12패)와 격차를 1.5경기로 줄였다.
반면 12연승을 달리던 2위 SK(22승 9패)는 지난달 12일 원주 DB전(82-91) 이후 한 달 만에 패하며 선두 DB(25승 6패)와 격차가 3경기로 벌어진 채 휴식을 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