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농구 대표팀이 북한 상대로 30점 차 대승을 거두고 동메달을 획득했다.
정성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농구 대표팀이 5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북한 상대로 93-63 대승을 거둬 ‘마지막 자존심’을 지켰다.
이로써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은메달)을 시작으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의 남·북한 단일팀(은메달)을 포함해 총 4회 연속 입상에 성공했다. 2014 인천 대회에서는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 구기종목, 특히 한국의 겨울 2대 인기 프로스포츠인 농구와 배구에서 충격적인 성적을 남겨 리그 팬들에 실망을 안겼다.
우승을 목표로 참가했던 남자 농구는 일본에 충격적인 대패로 최종 성적 7위로 마무리, 남자 배구는 대회 공식 개회식도 열리기 전에 12강 탈락(남자), 여자 배구는 충격적으로 베트남에 덜미 잡히면서 5위로 마무리했다. 3대 3 농구마저 남녀 모두 입상에 실패했다.
여자 농구가 북한 두 차례나 이기고 동메달을 딴 것은, 앞선 충격적인 소식에 위안을 주었다. 조별리그(C조)에서 북한과 맞대결을 펼쳐 한국이 81-62로 이기며 C조 1위(3전 전승)로 8강에 올랐다. 8강에서 필리핀을 꺾고 준결승전에서 일본에 지며 동메달 결정전에서 또다시 북한을 만나 승리로 마무리했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WKBL 우리은행 소속 김단비는 “나는 일본에 앞섰지만, 마지막에 역전당한 선수”라며 “후배들이 다시 일본을 따라잡아 주기를 바란다”고 털어놓았다.
한국 농구가 일본 농구에 따라 잡힌 지 오래다. 이번 아시안게임 역시 남녀 농구 모두 일본에 패배, 각종 국제대회에서 일본을 만나며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
여자 농구의 경우, 일본 여자 농구는 2020 도쿄 올림픽을 은메달로 마무리, 2023 FIBA 아시아컵에서 2위를 차지하며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권까지 따냈다. 반면 한국 여자 농구는 도쿄 올림픽을 통해 12년 만에 본선 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예선에서 3전 전패로 탈락, 이번 아시아컵에서 5위를 하며 파리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하게 됐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각종 국제 대회를 열어 W리그(일본여자농구리그)와 교류를 이어가며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 중이다.
올해 8월 26일부터 9월 3일까지 청주에서 펼쳐진 박신자컵은 국제 대회로 바뀌며 지난 시즌 일본 W리그 정규시즌 1위, 플레이오프 2위로 마감한 강팀 도요타 안텔롭스 포함 W리그 3개 팀을 초청해 맞대결을 펼쳤다.
최종 우승팀은 도요타가 됐지만, 선수들은 일본 프로팀과 부딪치며 값진 경험을 얻었다.
컵대회를 마치며 한국 여자 대표팀의 에이스이자 WKBL 청주 KB의 에이스인 박지수는 “국제대회하면서 느낀 점은 내 신장(193cm)을 가진 선수들이 모두 3점이 좋다. 그냥 좋은 게 아니라 뛰어난 선수도 여럿 있다”면서 더 발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박신자컵은 선수들에게 큰 경험을 줬을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열정이 항저우까지 이어지며 값진 동메달을 따낼 수 있었다. 아울러 해당 컵대회 시청률 및 조회수, 관중수 등의 수치가 예년보다 소폭 상승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만들어낸 여자 농구의 성적이 WKBL리그 흥행몰이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할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