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KCC가 최강군단으로서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냈다.
KCC는 25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대구 한국가스공사와의 원정 경기에서 96-90으로 승리하며 7연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에서 올 시즌 내내 잠잠했던 이승현이 공격 본능을 드러냈다. 이승현은 개막전 서울 삼성(10월 22일)과의 맞대결 이후 오랜만에 두 자릿수 득점(17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는 21경기 만이다.
이승현은 경기 직후 “팀에 도움이 된 것 같아 만족하고 지금까지 믿어준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어 “허웅과 최준용이 경기에서 지든 이기든 내 방에 찾아와 위로해 주고 야식도 먹으며 여러 면에서 함께 해줬다. 라건아는 훈련 때 자신감을 많이 심어줘 고마웠다”고 그동안의 속마음을 드러냈다.
KCC는 이승현마저 부활하면서 마침내 ‘동네 슈퍼’ 팀이 아닌 ‘최강 슈퍼’ 팀을 완성했다. 시즌 시작 전부터 주축 선수 모두 국가대표 출신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지만, 조직력에 아쉬움을 보이면서 오랜 시간 하위권에 머물렀다.
그러나 전역과 부상으로 송교창이 뒤늦게 합류, 이 시점부터 KCC의 경기력이 180도 달라졌다. 송교창은 득점을 많이 하는 선수는 아니지만, 수비와 궂은일을 하면서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송교창이 욕심 없이 궂은 일을 도맡다 보니 잠잠하던 라건아와 이근휘의 경기력까지 살아나면서 상위권을 넘보는 팀이 됐다. 게다가 송교창의 존재가 이승현의 수비 부담감을 낮춰 이승현의 공격 본능마저 살아났다.
송교창 합류 하나로 자기만의 색깔이 강했던 KCC 선수단이 교통정리가 되면서 28일 기준 12월 한 달간 KCC는 승률 90%(9승 1패)라는 높은 기록을 남겼다.
아울러 3라운드 7경기에서 단 1패도 없던 KCC. 3라운드 남은 일정이 원정 2연전인 KCC가 이 경기를 전승으로 마무리한다면 올 시즌 선두 원주 DB도 이루지 못한 라운드 전승으로 상반기를 마무리하게 된다.
남은 일정은 4위 수원 KT와의 원정 2연전이다. 올 시즌 KT 상대로 1경기만 치러 1패를 기록한 KCC는 2경기 모두 잡아내면 4위로 도약하게 된다. KCC는 현재 13승 9패로 KT(15승 9패)와는 1경기 차로 5위에 위치 중이다.
최근 승리의 맛을 알아버린 KCC와 허훈 이탈로 경기력에 기복을 보이고 있는 KT. 두 팀의 맞대결 결과에 따라 상위권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만큼 이 경기는 KCC, KT팬 뿐만 아니라 상위권(DB, LG, SK) 팬들의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