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가 끝을 바라보는 시점에 사상 최초로 7위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가능성이 생겼다.
지난 16일 KBL은 임시 총회를 열고 고양 캐롯이 3월 31일까지 가입금 잔여분 10억 원을 납부하지 못하면 이번 시즌 6강 플레이오프에 출전할 수 없도록 결정지었다.
이로써 22일 현재 22승 20패, 6위 KT(18승 25패)와 4.5게임 차로 5위에 위치 중인 캐롯이 정규리그 막판까지 이 순위를 유지하고도 등록회비 잔여분을 3월 말까지 납부하지 못한다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다. 이는 1997년 프로 농구 출범 이후 첫 사례가 된다.
데이원스포츠는 지난 해 5월 11일 고양 오리온을 인수했다. 그해 6월 22일에 열린 KBL 임시총회에서 데이원스포츠는 KBO 리그의 키움 히어로즈처럼 자생적인 모델 예정, 즉 네이밍 스폰서십을 통해 매년 33억원을 세 시즌 동안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KBL은 이 계획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데이원스포츠의 연맹 가입을 유보시켰다. KBL 타이틀 스폰서 금액이 30억 원임을 고려할 때, 신생 구단이 그 정도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틀 뒤에 열린 임시총회에서 KBL은 데이원스포츠 가입을 승인 결정했다.
연맹 가입이 결정된 이후, 데이원스포츠는 첫 네이밍 스폰서로 캐롯손해보험이 후원에 나섬에 따라 모기업 데이원스포츠 대신 캐롯이 구단명에 들어갔다. 그렇다 보니 구단주는 데이원스포츠의 모기업인 대우조선해양건설 대표이사가 아닌 허재가 맡게 됐다.
하지만 개막 직전부터 모기업의 자금난 문제로 캐롯의 경영 악화가 심해졌다. 캐롯은 지난 해 10월 KBL 등록회비 15억원 중 5억 원의 1차 납부 기한을 지키지 못해 개막 직전에 납부했고, 올해 두 달 연속으로 임금이 제때 지급되지 않았다.
이후 구단을 운영하는 데이원스포츠가 구단 매각을 위해 다른 기업과 협상 중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모기업 대우조선해양건설뿐만 아니라 자금난이 있는 기업을 구단으로 받아들인 KBL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현재 각 팀당 잔여 경기가 10경기 안팎인 상황에서, 5위 캐롯을 4.5게임 차로 추격 중인 6위 KT와 7위 KCC(17승 24패)가 5위로 올라서기 힘든 상황이다. 즉 플레이오프 진출 안정권인 캐롯은 잔여 경기보단 가입비 완납 여부가 중요한 상황이 된 것이다.
반면 6위 경쟁 중인 KT와 KCC, 1게임 차로 그들을 쫓는 8위 DB, DB와 2게임 차로 9위에 위치 중인 가스공사에겐 플레이오프 진출의 희망을 이어가게 됐다.
한편, 캐롯의 실질적인 구단 운영 기업인 데이원스포츠는 축구단 창단 의지를 밝히며 고양시 축구팀 기업 창단 기업공모에 지원했다. 하지만 지난 해 9월 ‘자금 조달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탈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