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1라운드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예상과 달리 ‘흥행 가도’를 달린 KBL 1라운드는 원주 DB(9승 1패)가 선두로 치고 나간 가운데 디펜딩 챔피언 안양 정관장(7승 3패), 수원 KT(6승 3패)가 추격 중이다. 우승 후보로 손꼽혔던 부산 KCC(2승 5패)와 서울 SK(4승 4패)는 부진으로 하위권에서 허덕이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 많은 외국인 선수들이 1라운드부터 득점을 폭발하며 위용을 과시했다. 득점 부분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자밀 워니(27.33점)는 정관장과의 개막전에서 46점을 꽂는 등 ‘KBL 최고 외인’다운 모습을 보였고, 이 뒤를 대구 한국가스공사 앤드류 니콜슨(25.86점), 서울 삼성 코피 고번(25.40점), DB 디드릭 로슨(24.40점)가 따르고 있다.
국내 선수 중에서는 이정현(소노)과 하윤기(KT)의 성장이 가장 돋보였다. 두 선수는 1999년생 동갑내기로 2021년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3순위(이정현)와 2순위(하윤기)로 지명됐으며 이번 시즌 16일 기준으로 국내선수 득점 1, 2위를 다투고 있다.
이정현은 9경기 모두 출전해 총 득점 199점으로 평균 20.9점(1위)을, 하윤기 역시 9경기 모두 출전해 총 176점으로 평균 19.6점(2위)을 기록 중이다. 이는 외국인 선수 통틀어 7위와 8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프로농구 출범 이후 지난 시즌까지 국내 선수가 단일 라운드 175점 이상을 기록한 건 143번이다. 그러나 농구대잔치 세대들을 제외한 국내선수 드래프트(1998년부터)를 통해 데뷔한 선수 중에서 이 기록을 작성한 건 13명이다. 이들이 단일 라운드 175점 이상을 총 33회 기록했다.
이들 중 드래프트 동기가 같은 라운드에서 단일 라운드 175점 이상을 기록한 적은 없었다. 다시 말하면 이정현과 하윤기가 KBL 사상 최초로 그 기록을 작성했다는 말이다.
두 선수 모두 지난달에 열렸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한국대표 선수로 선발돼 활약했다. 비록 남자농구 대표팀은 8강에서 탈락했지만, 이정현과 하윤기는 리그에서 이번 아시안 게임 출전을 통해 한층 성장된 모습을 맘껏 선보였다.
이정현 기록 중 눈에 띄는 부분은 어시스트다. 평균 7.2개를 기록하며 부분 2위에 이름을 올렸는데 이정현은 해결사 능력뿐 아니라 동료들 득점력까지 살려주는 플레이에도 일가견이 있다. 스틸 부분(1.44) 역시 리그 5위에 위치 중이다.
여기에 3점 슛 능력까지 장착했다. 지난 시즌 3점 슛 평균 1.53개를 기록했던 이정현은 이번 시즌 1라운드에서 ‘외곽포 달인’ 전성현(평균 3.13개)을 넘어서서 리그 1위(평균 3.33개)를 달리는 중이다.
하윤기 역시 마찬가지다. 골밑 플레이 외에는 약했던 하윤기는 지난 시즌부터 본인의 문제점을 고쳐나가기 시작했고, 이번 시즌 확실히 중거리슛 능력을 장착해 9경기 중 무려 8 경기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뽑아냈다.
공격뿐 아니라 수비까지 열중하는 두 선수는 프로 데뷔 3년 차에 라운드 MVP 라이벌로 성장했다. 1999년생인 두 선수의 성장은 KBL만의 스토리적 재미를 가중시킬 것으로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