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원주 DB 프로미(이하 DB)에서 함께 프로에 데뷔해 ‘무적’으로 불리며 어떤 팀도 그들을 막을 수 없었던 환상의 짝궁 허웅과 두경민이 2022-23 시즌을 앞두고 컵대회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2021-22시즌에서 한국가스공사로 이적했던 두경민은 올 해 다시 DB로 돌아왔으며, 허웅은 올 해 이적시장에서 전주 KCC 이지스(이하 KCC)로 새 둥지를 틀었다. 이 날 경기에선 DB가 KCC를 97-77로 이겼다.
대승과 부상, 너무나 달랐던 두경민과 허웅의 모습
DB와 KCC의 대결은 컵대회임에도 불구하고 초반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넘쳐 흘렸다. 한 팀이 득점하며 바로 쫓아가며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었던 상황.
팽팽하던 승부에 균열을 낸 건 두경민이었다. 후반 들어서 두경민이 드완 에르난데스와 함께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여주었고 나란히 19점씩을 성공시키며 경기의 흐름은 DB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두경민은 이 날 20점의 큰 점수 차이로 팀의 승리를 이끌며 19분 14초 출전하며 19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반면, 허웅은 아직 새로운 팀에 적응이 덜 된 모습을 보였다. 동일 경기에서 22분 26초간 뛰었지만 1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단 11점을 뽑는데 그쳤다. 설상가상으로 4쿼터 도중에는 허리 통증 때문에 벤치로 물러났다.
그는 낮은 드리블과 공간 활용으로 파울 자유투를 이끌며 첫 득점을 만들었지만 100% 그의 실력을 증명하지 못했기에 아쉬움이 컸다.
앞으로 허웅-두경민 듀오의 앞날은?
두경민은 지난 오프시즌 동안 반월판 연골이 찢어져 수술을 받았다. 이에 다소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그의 행보를 지켜본 팬들에게 지난 KCC 경기 결과는 가뭄의 단비와 같은 소식이었다.
물오른 경기력을 증명한 두경민에게 이제 남은 목표는 정규 리그에서 54경기라는 장기레이스를 치르는 것이다. 이에 이상범 감독은 “가면 갈수록 두경민의 타임을 늘릴 거다”라고 말하며 앞으로 두경민의 출전시간에 대한 계획을 밝혔다.
한편, 허웅은 패배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 내내 공격적인 모습으로 임하며 희망의 불씨를 내비췄다. 팀과 함께 호흡하는 법을 배우고 자신의 페이스를 제대로 조절한다면 충분히 지난 날의 영광을 다시 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화려한 농구를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던 전창진 감독이 과연 허웅을 어떻게 활용할지 팬들의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