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프로농구가 예상 밖 흥행몰이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 24일 개막한 2023/24시즌 정관장 프로농구(KBL)는 주말 6경기에서 평균 5,073명(총 3만 437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이는 2017/18시즌(5,105명) 이후 6년 만에 개막 주간 최다 관중으로 KBL 역대 4위에 해당한다.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8강에 탈락(7위)했다. 17년 만에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메달 획득에 실패와 함께 대회 기간 내내 현대 흐름과 다른 농구를 선보여 ‘구식 농구’라는 칭호까지 얻게 됐다.
대표팀 부진이 KBL 흥행에 영향을 미칠 거라 예상했다. 이번 시즌 앞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컸지만, 예상을 깨고 KBL은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그 중심에는 KBL 스타 허웅을 보유한 부산 KCC가 있다.
KCC가 전북 전주에서 부산으로 연고지 이전 이후 열린 22일 첫 홈 개막전(KCC-삼성)에서 8,780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시즌 개막전 한 경기에 8,000명 이상의 관중이 들어온 건 2006년 10월 서울 삼성과 부산 KTF(현 수원 KT)와의 경기 후 17년 만이다.
같은 날 수원에서 펼쳐진 수원 KT와 서울 SK 경기 매진(5,202명), 고양 소노와 원주 DB의 홈 개막전(5,002명) 역시 많은 팬이 몰렸다. 21일에 열린 안양 정관장과 서울 SK(4,142명), 창원 LG와 수원 KT(4,142명), 울산 현대모비스와 대구 한국가스공사(3,101명) 경기도 많은 관중을 동원했다.
다만 아시안게임에 다녀온 대표팀 선수들이 부진과 부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소노 이정현과 전성현은 모두 아시안게임에서 돌아온 뒤 컨디션이 돌아오지 않았다. 이 여파가 개막전까지 이어져 소노는 DB와의 개막전에서 대패(89-110)했다. 전성현은 후반에 살아난 반면, 이정현은 경기 내내 부진해 34분 7초 동안 단 7점에 그쳤다.
이정현은 이틀 뒤 SK와의 홈 경기에서 15점 8어시스트로 반등했지만, 지난 시즌에 선보인 퍼포먼스와 비교하면 기대 이하의 기록이다. 이에 소노 김승기 감독은 “(이)정현이가 대표팀에서 너무 컨디션이 떨어진 상태로 왔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라며 한탄을 했다.
LG 양홍석 역시 대표팀에 다녀온 뒤 종아리 부상으로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LG는 개막전부터 26일 현재까지 2경기를 펼쳤고, 양홍석은 2경기 모두 출전했지만 기대했던 모습은 아니었다.
현대모비스도 마찬가지다. 3대 3농구 대표팀으로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던 서명진은 여전히 풀코트 농구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컨디션 회복한 이우석 역시 아시안게임에서 돌아온 이후 경기력을 되찾지 못해 현대모비스 조동현 감독의 걱정거리 중 하나였다.
다른 구단도 사정이 비슷하다. SK 김선형은 대회 기간에 종아리 부상을 당해 출전시간을 조절하며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고, KT 문성곤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 하윤기는 맹활약 중이지만, 대회 직전 치른 현대모비스와의 연습 경기에서 당한 발목 부상 여파가 여전히 이어지는 중이다.
이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농구 선수이자 KBL을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다. 6년 만에 찾아온 농구 열기에 불을 지피기 위해선 이들의 활약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