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가장 큰 이슈는 ‘하드 콜(몸싸움에 관대한 판정)’이다.
지난 7월에 부임한 유재학 KBL 경기본부장은 “몸싸움을 관대하게 허용하겠다. 억지스러운 동작으로 파울 판정을 끌어내 경기 흐름을 끊는 행위를 묵과하지 않겠다. 하드 콜을 정착시킬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올 시즌부터 하드 콜을 강화했다.
그러나 하드 콜에 대한 판정 기준이 모호하다는 이유로 일부 팀에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유 본부장은 19일 KBL 미디어 간담회에서 하드 콜에 대해 “바람직한 방향이다. 개선할 점은 개선하되 유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하드 콜로 휘슬이 덜 불리며 자연스레 경기 흐름도 빨라졌고, 이는 ‘속공 농구’를 기본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서울 SK에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SK는 1라운드 8승 2패로 단독 선두로 올랐는데 SK의 평균 속공 득점은 20.9점으로 지난 시즌(11.1점)보다 두 배 가깝게 늘었다.
SK 안영준은 지난 9일 부산 KCC와의 홈 경기에서 93-57이라는 큰 점수 차로 승리를 거둔 후 “우리가 속공을 잘하고, 많이 하기도 하지만 ‘하드 콜’로 바뀌면서 반칙 대신 스틸이 많이 나온다”며 하드 콜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하드 콜로 이득을 보고 있는 팀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팀도 있다. 바로 원주 DB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 팀 DB는 이번 시즌 3승 8패(9위)에 위치 중이다. DB는 지난 시즌 평균 득점 89.9점이었지만, 올 시즌 1라운드 71.5득점으로 그쳤다. 그러다 보니 김주성 DB 감독은 번번이 하드 콜 판정에 불만을 표출했다.
서울 삼성 김효범 감독 역시 하드 콜을 비판했다. 김 감독은 하드 콜에 대해 ‘씨름 농구’라 지적했다. 삼성 역시 2승 7패로 10위에 위치 중이다.
유 본부장은 “변화엔 시간이 필요하고 반대 의견도 존재할 수 있다. 여러 말이 나올 수 있지만, 밀고 나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의 기조로 쭉 가야 한국 농구가 발전하고, 팬들도 재미있는 농구를 보실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하드 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KBL은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하드 콜을 도입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지난 24일 ‘2025 FIBA 아시아컵 예선 윈도우-2’에서 호주를 상대한 이우석은 경기 후 “부딪쳐보니 FIBA는 (KBL보다) 더 소프트 콜이었다. 더 압박하려고 하니 파울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선수들과 몸싸움을 즐기는 부분이 필요하다. 슛 성공률도 보완해야 한다. 끌어올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드 콜에 대한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KBL은 세부적인 조정이 필요하다. 2라운드부터 KBL이 하드 콜에 어떤 변화를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