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개막이 열흘가량 남은 가운데, WBC를 마치고 돌아온 선수들이 속속 복귀하면서 시범경기에 활기가 돋고 있다. 현재까지 모든 팀이 8경기를 치른 상황에 KBO 팬들을 놀라게 하는 팀이 있다. 바로 한화 이글스다. 시범경기의 성적이 정규시즌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 시즌 0.324라는 치욕스러운 승률을 기록한 한화에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지난해와 비교되는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타자들의 선구안이다. 시범경기 8경기에서 볼넷 41개를 골라냈고 몸에 맞는 볼까지 포함하면 46개로 LG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공을 잘 골라내다 보니 자연스레 팀타율도 지난해(0.245)와 비교해 상승했다(0.280).
한화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타자 영입에 나섰다. 작년까지 통산타율 0.297 96홈런 595타점을 기록한 채은성을 영입했다. 새로운 외인 타자와의 계약도 성사시켰다. 지난 시즌 일본 프로야구에서 15홈런을 기록한 강타자 브라이언 오그레디를 영입했고 2홈런 7타점으로 준수한 활약을 보이고 있다.
수베로 한화 감독은 투수 영입에도 열을 올렸다. 외국인 투수에 대한 의존이 큰 KBO 특성상 국내 투수만으로는 시즌 전체를 끌고 가기 힘들다. 지난 시즌 외인 투수 4명이 총 8승밖에 올리지 못했던 한화는 이번 시즌 새로운 투수 영입을 통해 부활을 노리고 있다.
지난 시즌 일본 프로야구 세이부에서 활약했던 우완 버치 스미스를 새로 영입한 한화는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스미스는 지난 14일 KIA와의 데뷔전 경기에서 4이닝 3피안타 4탈삼진 1실점으로 성공적인 데뷔전을 마쳤고 20일 SSG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해 4.1이닝을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으며 팀의 10-1 대승에 기여했다.
수베로 감독은 개막전 선발은 국내 투수가 돼야 한다는 원칙하에 지난 2년간 리그 개막전 선발을 김민우로 내세웠다. 그러나 스미스의 지난 2경기 활약이 돋보였고 수베로 감독도 이번 시즌은 그 원칙이 깨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국내 선발진도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지난 18일 키움과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한 문동주는 3이닝 4피안타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최고 시속이 157km까지 나올 만큼 강한 어깨를 자랑했다. 신인 김서현도 이날 경기에서 7회 등판해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수베로 감독을 미소짓게 만들었다.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며 만년 꼴찌라는 타이틀을 얻은 한화. 어느덧 수베로 감독의 마지막 시즌이 되었고 기존 선수들과 새로 합류한 선수들의 조화로 길고 길었던 암흑기를 탈출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