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팀 창단 이후 최다 연패인 13연패를 기록했던 삼성 라이온즈가 이번 시즌 달라져서 돌아왔다. 비록 시범경기이긴 하지만 최근 6경기 연속 승리를 기록하면서 8승 2패로 단독 1위에 올라 있다. 지난 겨울부터 거행된 박진만 감독의 혹독한 훈련이 시범경기에 와서 효과를 보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선수가 있다. 시범경기 4호 홈런을 터뜨린 중견수 이성규다. 거포로서의 자질은 충분히 보였지만 아쉬운 컨택능력으로 주전 자리에서 멀어졌었던 그가 이번 시즌에 들어서 그의 거포 본능을 맘껏 뽐내고 있다.
이성규는 2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서 1-3으로 끌려가던 7회 2사 1, 3루 상황에서 쓰리런포를 날리며 역전을 만들었다. 이날 홈런을 포함해 시범경기에서만 4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홈런 순위 단독 1위로 올라섰다. 2016년에 삼성에 입단한 이성규는 지난 시즌까지 1군에서 총 12개의 홈런만을 기록했기 때문에 지금의 페이스는 본인도 놀라울 정도다.
현재 이성규가 뛰고 있는 중견수 자리의 주전은 김현준이었다. 그러나 김현준이 지난 19일 KT와의 경기에서 오른손 유구골이 골절되는 큰 부상을 당하면서 전력에서 이탈했고, 복귀까지는 최소 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주전 선수의 부상으로 기회를 잡은 이성규지만 그의 이번 시즌 활약은 단순히 운만 작용한 것은 아니다.
이성규는 2018년 퓨처스리그 경찰야구단 소속으로 31홈런을 기록하며 홈런왕에 올랐고 2020년에도 홈런 10개를 기록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 2년 동안 1군에서 도합 13경기에 출전하면서 타율 0.074로 만족스럽지 못한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주전 선수의 부상과 본인의 장점을 살리는 플레이를 통해 기회를 잡은 이성규는 시범경기 10경기에서 타율 0.429 4홈런 8타점을 기록하며 박진만 감독의 기대에 완벽히 부응하고 있다. 게다가 도루 2개를 기록하면서 빠른 발과 컨택능력이 중요한 리드오프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이성규의 활약에 박진만 감독은 “개막전 주전 중견수는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나설 것"이라고 밝히며 주전 가능성을 엿보였다. 한때 1할에도 못 미치던 타율을 기록하던 선수가 자신에게 돌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성규는 과연 정규시즌에도 삼성을 이끄는 타자가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