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의 에이스 이정후가 23년 시즌 이후 MLB 진출에 대한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어제(19일) 고척스카이돔의 구단 사무실에 직접 방문해 해외 진출 의사를 전달했다.
이정후는 2017년 1차 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문했다. 2023년까지 1군 등록일수 145일을 채우면 비공개경쟁입찰인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그는 그간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밝혀왔지만 공식적으로 구단에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정후가 2024년까지 국내리그에서 활동한 이후 포스팅 시스템이 아닌 FA 자격을 취득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또한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해외리그로 진출할 경우에는 KBO리그로 다시 돌아올 때 원소속팀으로 와야하고 이후 4시즌을 더 뛰어야 FA 자격을 얻는다.
그러나 20대 중반이 되면서 1년이라도 일찍 큰 무대에서 활약하고자 하는 선수 본인의 의지가 강한 것으로 밝혀졌다.
일반적으로 FA가 아닌 포스팅 시스템은 구단의 의견이 절대적이다. 따라서 선수 본인이 이적 의사가 강하다고 할지라도 구단이 반대한다면 FA 자격 취득 전까지 빅리그 진출은 쉽지 않아진다.
그러나 키움은 선수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해왔다. 키움은 그간 KBO에서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MLB로 진출한 선수를 가장 많이 배출한 팀이다. 전신인 넥센 히어로즈 시절부터 2015년 강정호와 박병호, 2021년 김하성까지 키움은 선수들의 의사를 적극 받아들이는 행보를 보였다.
선수만 이점을 취하는 것은 아니다. 구단도 선수를 보냄으로써 이적료를 받는다. 특히 박병호의 이적료로 1285만 달러(한화 약 167억원)를 받는 등 구단 재정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나 나이가 어린 이정후는 더 많은 이적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계약 규모에 따라 이적료가 발생하는 것도 특이점이다. 예를 들어 보장 계약 규모가 2500만달러 이하면 메이저리그 구단은 선수의 KBO리그 소속 구단에 계약금의 20%를 줘야 한다.
한편 이정후는 프로 데뷔 6년 만에 KBO리그 정상급 선수로 우뚝 섰다. 데뷔 후 첫 시즌부터 신인상을 받았고 6시즌 연속 타율 3할과 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했다.
이후 빅리그 진출을 위해 힘을 기른 이정후는 2022시즌 142경기에 출전해 타율(0.349), 안타(193), 타점(113), 출루율(0.421), 장타율(0.575) 등 타격 5개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또한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 및 정규리그 MVP 투표에서 97.2%로 압도적으로 승리하면서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