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전반기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을 1위로 마무리했다.
LG는 지난 13일에 막을 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전반기에서 49승 2무 30패(승률 .620)를 기록, 프로야구 구단 10개 팀 중 유일하게 승률 6할대로 마무리하며 1위로 전반기를 끝마쳤다.
전반기 내내 1위 자리를 두고 다퉜던 2위 SSG 랜더스(46승 1무 32패/승률 .590)와는 승차를 2.5경기 차로 벌렸고, 9연승 중인 3위 두산 베어스(42승 1무 36패/승률 .538)와는 승차가 무려 6.5경기 차다. 역대 KBO 리그 전반기 1위 팀이 우승을 차지한 경우는 71.9% 확률이다.
KBO리그는 초창기 전기-후기리그로 나눠 시즌을 운영하다가 1989년부터 단일시즌을 채택, 양대 리그로 나눠 포스트시즌 진출팀을 가렸던 1999년과 2000년 두 시즌을 제외하고 단일리그로 치러진 32시즌에서 23시즌은 전반기 1위 팀이 우승까지 달렸다.
LG는 단일시즌으로 KBO리그가 운영된 이후 1990년과 1994년에 두 차례로 통합우승을 일궈냈다. 그러나 이후 LG는 우승트로피를 차지하지 못하고, 29년간 ‘이번이 우승 적기’를 외쳐야만 했다.
지난해 팀 창단 이래 한 시즌 최다승(87승) 기록을 세웠던 LG는 SSG와 1위 경쟁 끝에 2위로 정규시즌을 마무리, 플레이오프에서는 준플레이오프에서 KT 위즈를 꺾고 올라온 키움 히어로즈에 1승 3패로 무너지며 한국시리즈 우승의 꿈도 내려놔야 했었다.
우승에 다다르지 못한 LG는 감독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임기가 만료된 류지현 전 LG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고 염경엽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맞아들인 것. 류 전 감독이 LG 사령탑으로 지내는 동안 2년 연속 팀을 가을 야구로 이끌었기 때문에 구단의 단행에 비판의 목소리가 컸지만, 구단의 결심은 바뀌지 않았다.
염 감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또한 있었다. 과거 SK 와이번스 감독 시절, 팀 상황과 성적에 스트레스로 건강이 악화되면서 경기 도중 쓰러져 2개월 넘게 요양과 치료를 받고 현장에 복귀했지만, 복귀 5일 만에 다시 쓰러지면서 감독직 2년을 채우지 못한 채 현장을 떠나야 했어야 했다.
하지만 염 감독은 이런 우려를 성적으로 잠재웠다. 지난해 막강 타선으로 상위권을 유지했던 LG는 올 시즌 타선뿐 아니라 투수진까지 안정감을 더해, 완벽한 투타 조합을 선보이며 초반부터 강하게 치고 나갔다.
전반기 팀 타율 .285(1위), 팀 출루율 .373(1위), 팀 장타율 .396(2위), 팀 득점 437점(1위)를 차지하며 막강 타선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출루율 1위(.449) 홍창기, 홈런 3위(15개) 포수 박동원, LG의 ‘외국인 타자 잔혹사’를 끊어준 오스틴 딘(타율 .300 11홈런 57타점) 등이 LG의 상승세를 가속화한다.
투수진 또한 막강하다. 전반기 팀 평균자책점(ERA) 3.61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마운드는 ERA 2.21(3위)으로 승수 11승(1패)을 기록 중인 애덤 플럿코와 토종 임찬규(6승 2패, ERA 3.19)가 선발진을 이끌고 있으며 정우영, 박명근, 함덕주, 김진성, 고우석 등의 불펜진이 안정적으로 선발진을 지원하고 있다.
다만 지난 시즌 에이스였던 케이시 켈리의 부진이 LG의 걱정거리로 작용하고 있다. 2019년부터 LG 마운드를 책임졌던 케이시 켈리가 올 시즌 부진이 길어지면서 전반기 18경기 선발로 나와 6승 5패 ERA 4.44에 그친 것. 지난해 16승에 ERA 2.54를 기록한 켈리를 비교하면 올 시즌 기록은 많이 저조하다.
토종 선발진 부재 또한 LG의 우승 행보의 걸림돌이가 된다. 올 시즌 임찬규가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면서 3선발 자리를 꿰찼지만 김윤식, 이민호의 부진으로 확실한 4, 5선발이 없어지면서 전반기 막판에 선발이 자주 바뀌었다.
플럿코와 임찬규가 마운드에서 버텨주고 있지만 두 선수 만으로 후반기까지 선두를 이어갈 수 없는 노릇이기에 켈리의 투구폼이 살아나고, 토종 선발이 제 몫을 해줘야 한다.
LG는 올스타 휴식기 이후 21일부터 SSG와 후반기 첫 3연전 시리즈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