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한 소문이 떠돌았지만, 김태형 감독의 최종 행선지는 롯데 자이언츠였다.
롯데는 지난 20일 "제21대 사령탑으로 김태형 감독을 선임했다. 계약기간은 3년으로 총액 24억원(계약금 6억원, 연봉 6억원)의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롯데는 2023시즌을 앞두고 'FA 큰손'으로 떠올랐다. 가장 취약한 포지션이던 포수 보강을 위해 FA시장에 나온 유강남(4년 80억원)을 영입했다. 추가로 내야수 노진혁(4년 50억원)과 한현희(3+1 40억원)를 영입하면서 새 시즌을 위한 전력 보강을 마무리했다.
엄청난 규모의 투자를 감행한 이유는 명확했다. 가을야구 진출을 원했다. 대대적인 투자 성과는 금세 드러나는 듯했다. 롯데는 지난 5월 초중반까지 SSG와 1위 경쟁을 펼치며 6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에 대한 꿈을 부풀렸다.
하지만 '기세'는 여름을 넘기지 못했다. 6월 중순까지만 해도 3위권을 유지했지만, 그 이후 순위가 점차 하락했고 결국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후반기에 들어서도 좀처럼 부진을 끊어내지 못하던 롯데는 2023시즌을 최종 7위로 마무리하며, 끝내 '봄데'의 오명을 씻지 못했다.
이번 시즌에도 가을야구 무대를 밟지 못한 롯데는 KBO리그 10개 구단 중 무관의 기운이 가장 오래도록 지속되고 있는 팀이다. 신생 구단인 NC 다이노스와 KT 위즈도 한 번씩 우승컵을 차지했지만, 롯데의 마지막 우승은 1992년으로 그 이후 31년 동안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또한 21세기 들어 유일하게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아보지 못한 팀이자, KBO리그 역사상 최장기간인 6년 동안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팀으로 남게 됐다.
우승을 갈망하는 롯데에 김태형 감독은 최적의 사령탑이다. 김태형 감독은 두산 베어스 감독 시절 KBO리그 최초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2015~2021)의 대업적을 쌓아 올렸다. 그뿐만 아니라, 3번의 우승(2015, 2016, 2019)을 달성하며 두산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김태형 감독은 "롯데 자이언츠의 감독이라는 자리가 가진 무게감을 잘 알고 있다. 김태형이라는 감독을 선택해 주신 롯데 팬분들과 신동빈 구단주님께 감사드린다. 오랜 기간 기다렸던 팬들의 기대에 보답하고 성과를 내겠다"고 전했다.
한편, 롯데 구단은 지난 4년간 롯데 구단을 운영한 성민규 단장과의 이별을 공식화했다. 차기 단장은 선임 과정 중에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