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뉴스] '야유' 속 리그 마무리한 이승엽 감독, 분위기 반전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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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ji Kim

최종수정 2023.10.19.15:39기사입력 2023.10.19.15:39

두산 베어스 포스트시즌 출정식에서 홈 팬들은 이승엽 감독을 향해 야유를 쏟아냈다.

이승엽 감독은 지난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2-3으로 패하고 정규시즌 5위 확정 후 열린 포스트시즌 출정식에서 팬들의 야유를 받았다.

2년 만에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고도 야유받은 감독은 없었다. 이승엽 감독이 처음이다. 이는 감독과 선수단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다짐하는 자리인 출정식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지난해 두산은 창단 역대 최저 순위인 9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KBO 구단 최초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3회 우승을 경험한 팀이었지만, 한순간에 추락했다. 하지만 팬들은 야유 대신 박수를 보냈다. 

두산의 추락은 예견된 일이기도 했다. 당시 두산은 김현수(LG), 민병헌(은퇴), 오재일(삼성), 최주환(SSG), 양의지, 이용찬, 박건우(이상 NC)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FA(자유계약선수)로 이탈하면서 전력이 약해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창단 처음으로 9위로 마무리했기 때문에 두산은 다시 올라설 준비를 했다. 두산은 이를 위해 시즌을 앞두고 NC에 빼앗겼던 양의지를 역대 FA 최고 대우인 4+2년 152억 원에 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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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라이온킹’이자 ‘국민타자’였던 삼성의 레전드 이승엽을 감독으로 앉히면서 매스컴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새바람을 불러 일으킬 거라는 기대를 하는 팬들도 있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승엽 감독은 두산 사령탑 이전에 감독 경험이 없는 초보 감독이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두산의 외국 선수의 활약은 준수했다. 외국인 투수 라울 알칸타라와 대체 영입한 브랜든 와델, 그리고 타자 호세 로하스까지 제 몫을 해줬다. 여기에 베테랑 양의지를 필두로 정수빈, 김재호 등 주축 선수들이 지난해 이상 성적을 거두며 두산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다만 이승엽 감독 픽인 젊은 선수들이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안재석, 이유찬, 김대한 등이 부진하며 팬들의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마운드에서도 새 필승조를 키우지 못해 리그 막바지까지 김명신, 박치국, 홍건희, 정철원에 의존했다.

젊은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지 못해 치고 나가야 할 때 무너진 두산은 중위권에 머물다 시즌 막바지 SSG(3위), NC(4위)와의 3위 경쟁에서도 가장 먼저 5위를 확정했다.

이승엽 감독은 “지금까지 아쉬웠던 부분이 더 많다. 미숙한 점도 있었다”며 “선수들 융화, 경기를 풀어나가는 과정 모두 내가 부족했기 때문에 이 순위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여 아쉬움을 밝혔다.

와일드카드(WC) 결정전을 앞둔 두산은 위로 올라갈 기회가 있다. 이승엽 감독 역시 평가를 바꿀 기회가 있는 것이다.

NC 상대로 1, 2차전 모두 승리를 거둬야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두산에게 WC전이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두산의 원투 펀치 곽빈(1차전)과 와델(2차전)이 대기 중이다. 여기에 안정감 있는 불펜이 뒤를 받치고 있다.

선수가 아닌 사령탑으로 현장에 돌아온 이승엽 감독, 팬들의 야유가 아닌 환호를 받기 위해 가을야구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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