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원투펀치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와 댄 스트레일리가 시즌 초반부터 부진에 빠져 있다. 팀을 이끌어줘야 할 두 선발 자원들이 나란히 1승도 기록하지 못하면서 팀 자체적으로도 힘에 부치고 있다.
롯데는 12경기를 치른 현재 5승 7패를 기록하며 7위에 머물러 있다. 8위 삼성과 0.5경기 차, 9위 한화와 1경기 차로 언제든지 바닥으로 떨어질 수 있다.
올 시즌 롯데의 선발 평균자책점(ERA)은 5.46(64.1이닝 39자책점)으로 10개 구단 가운데 9위다. 전체 선발승 4승 중 3승을 챙긴 나균안이 홀로 고군분투했지만 스트레일리, 반즈가 좀처럼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스트레일리는 현재 3경기를 등판한 상황에서 15.2이닝 동안 15피안타 2피홈런 12탈삼진 9볼넷 12실점 평균자책점 5.74를 기록하며 승리 없이 패배만 2번을 당했다. 왼쪽 햄스트링 부상도 우려되는 상황에서 조기 강판당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구속 감소가 눈에 띈다. 지난 14일 삼성전에서는 직구가 138km가 찍히며 우려를 모으고 있다. KBO 공식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전체 구종의 평균 구속은 2021년 시속 139.5km를 찍었으나 2022년 136.5km, 2023년 134.1km로 느려졌다.
반즈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그는 2번의 경기에서 10이닝 동안 16피안타 1피홈런 6탈삼진 9볼넷 12실점을 하며 평균자책점이 무려 10.80까지 뛰었다. 이닝 당 1.6개의 안타, 0.9개의 볼넷을 허용한 점이 그의 제구력이 많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반즈는 지난해 4월 한 달 동안 5승 평균자책점 0.65를 기록했던 터라 롯데 입장에서는 더욱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외인 투수들이 부진하면서 토종 나균안 홀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3경기에 선발로 나와 18.2이닝 동안 3승 평균자책점 1.45를 기록, 다승 부문 선두에 올랐다.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15일 삼성전에서는 위기 관리 능력까지 뽐내며 5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승리를 챙겼다.
롯데는 지난 시즌 이후 새로운 외국인 투수를 영입하지 않고 기존의 선수들로 새 시즌을 꾸렸다. 그러나 이들이 시즌 초반부터 부진에 빠지면서 재조정을 가질 시간조차 부족하다. 두 선수가 부진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롯데의 성적 반등도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