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타자의 타구가 다리를 강타해 교체 위기에 놓였지만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의 승리를 열망하던 고영표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고영표는 13일 고척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해 7이닝 동안 5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선보이면서 시즌 8승째를 기록했다. KT는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승전보를 울리며 3연승을 기록해 후반기 반등을 위한 기틀을 다졌다.
1회말 김혜성과 이정후를 각각 좌익수 플라이와 병살타로 처리하면서 안정적인 스타트를 한 고영표는 2회말 위기가 찾아왔다. 제구 난조로 출루를 허용한 게 아닌 타구를 맞아서였다.
2사 후 주성원의 타구에 오른쪽 정각이를 맞은 고영표는 연습 피칭을 한 후 트레이너와 함께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면서 교체되는듯 했으나 교체부위에 테이핑을 한 후 다시 마운드에 올라 투구를 이어갔다.
부상과 함께 각성한 고영표는 공격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자신에게 타구를 맞췄던 주성원을 견제구로 아웃시켰고 3회말에는 삼진 2개를 곁들여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한편 KT의 타선은 1회초부터 1번부터 3번 타자까지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선취점을 따냈고 장성우의 땅볼로 2-0을 만들었다. 4회초에는 2사 2루에서 배정대의 적시 2루타 이후 김민혁이 이어서 2루타를 치면서 4-0까지 달아났다.
하지만 오히려 고영표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선두타자 김준완에게 안타를 허용한 데 이어 김혜성에게도 안타성 타구를 맞았지만 박경수의 호수비로 선행 주자가 아웃됐다. 고영표는 이후 7회말까지 호투를 이어가며 무실점으로 본인의 역할을 다 했다.
고영표는 “나흘 쉬고 나왔지만 이전 경기에서 투구 수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 없었다”며 “타자들이 1회부터 점수를 뽑아줬기에 오늘은 잘 될 것 같았고 2회에 타구에 맞고도 무사히 던질 수 있었다. 수비 도움이 오늘 정말 컸던 것 같다.”고 동료들을 칭찬했다.
또한, 타구 강습에 대해 "맞았을 때 뼈가 아닌 근육쪽에 맞았다"면서 "엄청 아프긴 했지만 못던질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붕대로 압박을 하니 괜찮더라. 끝나고 내려오니 긴장도 풀리면서 통증이 올라왔다”고 말했다.
고영표는 이날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면서 올 시즌 13번으로 공동 1위에 올랐고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11번으로 단독 1위에 올랐다.
이전까지 고척에서 9경기(5선발) 4패를 기록한 고영표는 첫 승에 대한 질문에는 "첫 승을 해서 좋고, 무실점을 해서 더 좋다. 다음에도 고척에서 승리하고 싶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