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와 삼성이 지난 시즌의 악몽을 되풀이하고 있다.
전국을 휩쓴 봄비로 취소된 경기가 많아 최소 5경기에서 최대 8경기를 치른 현재, 한화와 삼성은 순위표 가장 아래에 있다. 시범 경기에서 연승을 기록하던 두 팀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어졌다.
한화는 키움과의 개막전부터 패하더니 SSG와의 2경기 연속 연장전 패배로 팀의 사기가 떨어진 상황이다. 거기에 1선발의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되던 외국인투수 버치 스미스가 개막전 등판에서 어깨 통증으로 인해 스스로 마운드에서 내려온 후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그렇다고 한화가 모든 경기에서 터무니없는 실력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올 시즌 6번의 패배 중 두 경기는 역전패, 세 경기는 경기 막판까지 동률을 이루다 아쉽게 흔들리며 패했다.
계속된 경기 막판 실점으로 야구계에선 수베로 감동의 전술이 패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8일 SSG전에서 무모한 투수 교체를 하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날 경기에서 8회 5-4로 앞서고 있던 상황에서 전날 제구가 흔들렸던 윤산흠을 이틀 연속 투입시켰다. 승리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경험이 많지 않고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인 윤산흠을 투입시킨 것이다.
결과는 참혹했다. 윤산흠은 동점을 허용했고 이내 만루 위기에 놓이게 됐다. 수베로 감독은 그제야 강재민으로 교체했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삼성은 타선의 부진과 선수들의 부상이 겹치며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 7~9일 LG와의 3연전을 스윕당하면서 4연패를 기록했다. 특히나 접전 끝에 끝내기 패배를 당하면서 선수와 감독 모두 기세가 꺾인 모습이다.
삼성의 투수진은 제 몫을 하고 있다. 데이비드 뷰캐넌은 7일 8이닝 동안 1실점만 내주며 호투했고 앨버트 수아레즈도 8일 7이닝 2실점으로 안정적인 피칭을 보였다.
그러나 삼성은 현재 팀 타율이 0.233으로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고 팀 득점도 21점밖에 되지 않는다. 최근 4연패를 하는 동안 6점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11일부터 리그 1위 SSG를 만나는 삼성은 타선의 부활이 절실한 상황이다.
시즌 개막 전 중견수 김현준과 외야수 김태훈을 부상으로 잃은 삼성은 호세 피렐라마저 펜스 충돌 후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두 팀 모두 연패를 끊지 않으면 지난 시즌과 같은 악몽에서 탈출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