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축 선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KT가 극심한 득점 가뭄 속 9연패에 빠졌다. 한때 3위까지 올랐던 KT는 10경기 동안 승리를 기록하지 못하면서 9위까지 추락했다.
KT는 지난 4월 30일 삼성과의 홈 3연전 마지막 날 경기에서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0-1로 패배하며 9연패를 기록했다. KT의 9연패는 지난 2016년 8월 이후 약 7년 만이다.
KT는 시즌 초반부터 많은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며 골머리를 앓았다. 불펜 김민수와 주권, 주전 중견수 배정대, 3루수 황재균, 선발 투수 엄상백, 소형준 등 핵심 자원들을 잃으며 어려운 시즌이 예상됐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선수들의 투타밸런스가 잘 유지되며 3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그러나 부상자들의 공백이 나타날 때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개막 후 약 20일이 지난 시점부터 KT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KT는 4월 18일부터 치른 SSG와의 홈 3연전 중 첫 2경기를 승리했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벤자민이 흔들리며 경기를 내줬다. 그 후 KT는 아직까지 승리가 없다.
가장 큰 문제점은 타선이다. 연패 전인 4월 1일부터 19일까지의 타율은 0.297(리그 1위)이었지만 20일 이후로는 0.216(리그 9위)으로 리그 최하위 수준으로 내려갔다. 득점권 타율은 0.155까지 떨어지며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런 득점 가뭄 속에 KT는 지난달 25일 기존의 타격 보조 코치인 조중근 코치 대신 유한준 코치를 선임했다. 2년 전 팀의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끌었던 유한준이기에 이강철 감독이 심리적인 조언을 위해 맏형을 데려온 것이다. 하지만 이런 변화에도 KT는 스윕을 당하며 여전한 득점 부재를 보이고 있다.
이강철 KT 감독은 “부상은 다 핑계다. 내 능력이 없어서 그렇다”고 운을 떼며 “그래도 순위싸움이 진짜 치열할 때 (부상이)나오는 것보단 낫다. 한편으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속내를 밝혔다. 이어 “아직 시즌 초반이다. (부상)선수들이 돌아오면 좋아질 것이라 생각하고 우리 선수들이 지금 상황을 잘 이겨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나마 KT에게도 희소식은 있다. 시즌 첫 등판 후 전완근 염좌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던 선발 투수 소형준이 오는 4일 SSG와의 원정경기에서 복귀한다. 지난해 전방 십자인대 파열로 재활하던 내야수 장준원도 최근 퓨처스리그에서 활약하며 복귀를 앞두고 있다.
오는 5월 2일, 연패의 시작이었던 SSG와 다시 만나게 된다. 평균자책점 5.60으로 부진하고 있는 웨스 벤자민을 앞세운 KT가 연패를 끊고 새로운 출발을 나설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