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가을비에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2차전이 하루 연기됐다.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2024 신한 SOL뱅크 KBO 플레이오프 2차전 맞대결이 우천으로 취소됐다.
비는 경기 당일 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했고, 결국 김시진 KBO 경기 감독관을 포함한 관계자들이 논의 끝에 취소를 결정했다. 이 경기는 15일 오후 6시 30분 대구에서 그대로 열리지만, 선발 투수는 달라졌다. LG는 디트릭 엔스에서 손주영으로, 삼성은 그대로 원태인을 예고했다.
LG에는 이날 비가 구세주나 다름없다. KT 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5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치르면서 체력적인 소모가 컸으며 원래 선발로 나설 예정이었던 엘리저 에르난데스가 5경기 모두 불펜으로 나오며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끈 것이다.
게다가 선발 투수를 교체할 수 있던 것도 LG에 호재나 다름없다. 엔스는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5.1이닝 3실점), 4차전(3.1이닝 4실점)에 선발 등판했는데 2경기 모두 KT에 잡히며 시리즈를 5차전까지 끌고 가야 했다.
교체된 손주영은 준플레이오프 3차전 5.1이닝 무실점, 5차전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LG 플레이오프행에 공을 세웠다. 손주영은 올해 28경기에 나와 9승 10패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하며 LG의 토종 에이스로 성장했다.
LG 염경엽 감독은 “비로 인해 (시리즈 흐름이) 바뀔 것”이라며 “하루 쉬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비가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13일 1차전 4-10으로 대패한 LG에 우천으로 인한 경기 취소가 분위기를 바꿀 계기가 된 것이다.
삼성에도 경기 취소로 최악은 면했다. 올 시즌 경기를 시작했다가 도중에 비가 내려 5회 이전에 취소된 경험이 몇 차례 있었던 삼성은 우천 취소가 결정돼 큰 손해는 막았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14일 경기 앞두고 “비가 오락가락하고 있는데 중간에 취소되느니 차라리 시작을 안 하는 게 낫다”면서 “게임에 들어간 뒤 비가 와 선발 원태인 카드를 버리게 되는 게 가장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 마운드는 부상으로 가용 자원이 많지 않다. 마운드에 안정감을 더해줬던 코너 시볼드가 부상으로 플레이오프 출전이 무산됐고, 필승조 최지강도 부상으로 빠진 상황. 설상가상 지난 9일 펼쳐진 자체 청백전에서 백정현이 부상을 당하면서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삼성은 하루 휴식을 취한 덕분에 4차전 등판이 예정이었던 데니 레예스를 하루 더 정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박 감독은 이날 3차전 선발로 황동재, 4차전 레예스를 낙점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