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승부 예측
한국시간 2일 밤 10시 25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월드 와이드 테크놀로지(WWT) 챔피언십 1라운드의 막이 오른다.
이번 WWT 챔피언십은 타이거 우즈가 디자인한 코스에서 열리는 첫 PGA 투어 대회다. 마흔일곱 살, 메이저 대회에서만 15번 우승한 ‘골프 황제’ 우즈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건강 문제로 우즈가 또 다른 타이틀을 거머쥐는 것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이지만 그의 골프 코스 설계 회사는 순항 중이다.
이번 PGA 투어 가을 시리즈 대회는 이제 3개가 남아있다. WWT 챔피언십을 포함해 버뮤다 챔피언십, 그리고 RSM 클래식이다. 이번 주 주목할 우승 후보들을 꼽아봤다.
고수 스포츠가 추천하는 최고의 우승 후보
사히스 티갈라
최저 배당률을 달리는 건 루드비히 아버그와 캐머런 영이지만, 엘 카르도날 코스의 광대한 그린은 두 선수에겐 영 불리한 요소다.
아버그는 이번 시즌 여러 화제를 모으며 많은 골프팬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스타덤에 오르는 것을 피할 수 없는 운명 같기도 하다. 그러나 늘 퍼팅이 발목을 잡고 있다.
이번 코스의 그린 너비를 고려했을 때, 아버그는 PGA 투어 첫 타이틀을 따내기 위해 상당히 고군분투해야 할 전망이다.
영 역시 아직 PGA 투어 우승컵이 없다. 이번 주 51번째로 PGA 투어 대회에 나서는 상황이지만, 역시나 퍼팅이 늘 문제가 되고 있다.
플로리다 출신인 그는 앞서 라이더컵 출전이 무산됐고, 지난 8월 20일 이래 계속 쉬고 있다. 퍼팅에 대한 부담이 있는 건 물론이고 경기력에 녹이 슬었을 가능성도 있다. 사히스 티갈라에게 더 눈길이 가는 이유다.
티갈라는 환상적인 그린 플레이를 선보이는 선수다. 이번 주 많은 이들이 그린에서 퍼트로 애를 먹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티갈라는 이 같은 상황을 피할 수 있는 스킬을 갖추고 있다. 또 아버그, 영과 달리 그는 지난 9월 포티넷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PGA 투어 타이틀을 확보한 바 있다.
포티넷 챔피언십 이후에도 안정적인 기량을 이어나갔는데, 멤피스에선 13위, 조조 챔피언십에선 19위에 올랐다. 올해 25세, 캘리포니아 출신인 그는 자신감과 기량으로 무장한 상태다.
그런가 하면 이번 주 대회는 그에게 사실상 홈 경기나 다름없다. 포티넷 챔피언십은 캘리포니아에서 열렸는데, 이번 대회가 열리는 로스카보스는 ‘로어 캘리포니아’라고도 불리는 곳이다. 과거 캘리포니아는 멕시코 땅이었던 바 있다. 로스카보스는 나머지 지역이 미국에 양도될 때 멕시코 영토로 남았다.
타이거 우즈는 엘 카르도날 코스가 자신이 캘리포니아에서 성장하며 플레이했던 코스들과 비슷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캘리포니아 출신이라면 이번 코스에서 매우 편안해할 것이라는 게 우즈의 이야기다.
티갈라는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난 데다 캘리포니아 대학부에서도 활약했다. 이 지역에서의 PGA 투어 전적도 좋다.
그는 특히 파스팔럼 잔디에서 꾸준히 좋은 기록을 내고 있다. 지난해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열린 코랄레스 푼타카나 챔피언십에선 22위, 멕시코 오픈에선 24위를 기록했다. 당시엔 세계 랭킹 100위권 밖이었다.
이번 주엔 랭킹 29위로 파스팔럼 잔디를 다시 찾는다. 넓게 펼쳐진 페어웨이와 그린을 즐기며 강력한 아이언 플레이와 쇼트게임으로 대회를 제패할 전망이다.
이어서 추천하는 우승 후보
카메론 챔프
이번 무대에서 고향의 느낌을 받을 만한 또 다른 선수다. 챔프는 지난 2019년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세이프웨이 오픈에서 우승했다. PGA 투어 타이틀 3개를 들고 있는 28세 챔프는 슈퍼스타가 될 자질을 갖추고 있다.
사실 그동안은 부상에 발목이 잡혀 있었다. 그러나 이제 챔프는 건강하고 행복한 상태다. 지난 7월 말엔 아들이 탄생하는 기쁨도 누렸다. 텍사스 출신인 그는 아들 출생 후 복귀한 이래 샌더슨 팜스에서 9위,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 18위에 오르는 등 안정적인 기량을 다시 선보이고 있다.
맥스 호마는 앞서 포티넷 챔피언십에서 챔프와 플레이한 뒤 그의 드라이버샷을 극찬하기도 했다. 엘 카르도날의 너른 페어웨이는 챔프가 장타를 뽐내기에 적합한 무대다. 그런가 하면 챔프는 파스팔럼 잔디에서도 특출난 신력을 뽐냈다. 지난 2018년 엘 카멜레온에서 열린 WWT 챔피언십에선 10위로 마감했고, 지난 두 차례의 멕시코 오픈에선 각각 6위, 8위를 기록했다.
또 다른 선택지
루크 리스트
리스트는 포티넷 챔피언십에서 25위, 이어진 샌더슨 팜스에서 우승한 데 이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선 18위에 올랐다. 지난 여름 막바지 퍼팅 코치 캐머런 매커믹과 손잡은 이래 놀라운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리스트의 그린 플레이는 부쩍 경지에 올랐다.
안정적인 볼 스트라이킹 스탯을 선보이는 리스트가 퍼팅 능력치까지 갖춘 이상 그는 이제 명실상부 유력한 우승 후보다. 지난해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파머스 인슈런스 오픈에서 우승한 것도 그의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리스트는 멕시코, 파나마, 콜롬비아에서 열린 콘페리 투어 대회들에서도 좋은 성적을 보였다. 푸에르토리코, 엘 카멜레온, 쿠알라룸푸르 등지에서 펼쳐진 파스팔럼 잔디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냈다. 엘 카르도날은 리스트에게 딱 맞는 코스일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