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스포츠 우승 승부 예측
한국시간 오는 13일 오후 7시 45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DP 월드투어(옛 유러피언투어)가 공동 주최하는 남자골프 메이저 대회 US 오픈의 막이 오른다.
올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이번 대회는 역사적인 코스인 노스캐롤라이나 파인허스트에서 열린다. 골프 팬들의 관심은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의 질주를 누가 막을 수 있을지에 쏠려 있다. 셰플러는 한국시간 지난 10일 마무리된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다시 한번 위엄을 자랑했다.
파인허스트에선 장타가 그리 큰 자산이 되진 않는다. 페어웨이에선 공이 빠르게 굴러가는 경향이 있다. 로리 맥길로이 같은 선수들이 돋보이긴 쉽지 않은 코스다. 공이 튀는 그린에선 어프로치샷을 섬세하게 조절하는 게 필수다. 맥길로이가 모자람을 느낄 만한 대목이다.
젠더 슈펠레의 US PGA 챔피언십 우승은 감동적이었다. 어린 소년에서 메이저 챔피언으로 성장한 슈펠레에겐 축하가 쏟아졌다. 다만 그 이후 뮤어필드에서 선보인 그의 어프로치 플레이는 살짝 녹슨 감이 있었다. 행운의 여신은 슈펠레의 편이었고, 퍼팅 역시 물이 올랐지만 이번 주 파인허스트에선 아이언을 많이 강화해야 할 듯하다.
빅토르 호블란의 경우엔 지난주 메모리얼 토너먼트 당시 주말 새 순위가 떨어진 게 영 불안한 징조다. 루드비그 오베리는 무릎이 계속 애를 먹이고 있다. 브라이슨 디샘보는 아이언 플레이와 치핑이 약한데, 이번 주 파인허스트에서도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디샘보는 지난주 LIV 골프 휴스턴에서도 실망스러운 플레이를 펼쳤다.
고수스포츠가 추천하는 최고의 우승 후보
스코티 셰플러
톰 왓슨은 1980년 디 오픈 챔피언십 우승 전까지 그해 5승을 올렸다. 이 기록은 타이거 우즈조차 깨지 못했다. 그러나 스코티 셰플러가 지난주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우승하며 이 고지를 넘었다. 셰플러는 진정 역사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약간의 운이 더해졌다면 셰플러는 지난 11개 대회에서 10차례 우승했을 수도 있었다. 그 정도로 안정적인 볼 스트라이킹을 유지하고 있다. 페블비치 프로암에선 마지막 라운드가 취소되면서 셰플러의 막판 역전극이 가로막혔고, 피닉스 오픈에선 퍼팅이 영 따라주지 않았다. 휴스턴 오픈에선 1타 차로 우승컵을 놓쳤고, US PGA 당시엔 잔디 밖 역경을 견뎌야 했다. 그런가 하면 콜로니얼에선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시즌 활약을 통해 셰플러는 이미 역대 최고의 PGA 투어 시즌을 맞이했다. 그러나 셰플러의 우승 운은 아직 다하지 않았다. 앞으로 우승컵 몇 개를 추가할 가능성은 매우 높아 보인다. 이번 US 오픈도 그러한 기회 중 하나다.
셰플러는 지난 8개 대회에서 5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셰플러와 맥길로이의 세계 랭킹 포인트 차는 맥길로이와 랭킹 613위 앤서니 퀘일 사이 차이와 같은 수준이다. 셰플러는 호랑이마냥 굳건히 랭킹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셰플러는 앞서 메모리얼 당시 어프로치샷으로 13타를 줄였다. 그린 적중률 스탯 1위를 기록하며 첫 아이 탄생 이후 첫 우승을 거뒀다. 이번 주 US 오픈 무대도 당시와 난이도가 비슷하다. 셰플러의 US 오픈 전적은 7-2-3위다.
그는 지난 4월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열린 헤리티지에서도 우승한 바 있다. 이번 주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우승컵을 추가할 가능성이 있다. 셰플러는 현존하는 최고의 아이언 플레이어 중 하나다. 그의 거리 조절 능력은 최고 수준이다. 스크램블링 스탯 역시 정상을 달리고 있다. 그린 주변에서 수준 높은 플레이를 펼치는 셰플러의 기량은 이번 주 코스에서 매우 좋은 전략으로 기능할 전망이다.
파인허스트에선 18개 홀 중 12홀이 파4다. 셰플러는 파4 플레이에서 분명 경쟁자들보다 나은 실력을 보이고 있다. 그는 올 시즌 PGA 투어 파4 홀들에서 79타를 줄였다. 2위는 잰더 슈펠레인데, 슈펠레는 파4 구간에서 40언더파를 만들었다. 투어 전체 평균치는 8오버파다.
셰플러는 US PGA 당시 경찰관과 시비가 붙어 논란에 휩싸이는가 하면 3라운드를 캐디 없이 치렀다. 그럼에도 8위로 마감했다. 마스터스 챔피언인 셰플러는 이번 주 공정한 환경에서 세 번째 메이저 타이틀에 도전한다.
이어서 추천하는 옵션
마츠야마 히데키
일본 선수 마츠야마는 허리와 목 문제로 체력이 다소 떨어져 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번 주 기대를 걸기엔 충분한 선수다. 그는 2021년 마스터스 챔피언이기도 하다.
마츠야마는 이번 시즌 마스터스와 US PGA, 메모리얼 정도에만 나서며 체력을 유지 주이다. 앞서 뮤어필드에서 선보인 기량은 고무적이었다. 그는 마지막 날 언더파를 기록한 몇 안 되는 이들 중 하나였는데, 당시 70타로 마감하며 최종 8위를 기록했다.
메모리얼 마지막 라운드에서 언더파를 기록한 건 단 두 명뿐이었다. 마츠야마의 어프로치 플레이와 스크램블링 스킬은 나흘 내내 안정적이었다. 파인허스트의 그린은 상당히 까다로운데, 올해 서른두 살 메이저 챔피언 마츠야마에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전망이다.
마츠야마는 마스터스에서 8차례 톱20 진입을 달성했다. US 오픈에선 6차례 톱20에 올랐다. US PGA에선 두 번 톱5에 들었다. 지난 2013년 US 오픈 데뷔전에선 10위로 마감한 경험이 있다. 2014년 파인허스트에선 35위로 마쳤고, 지난 2017년 US 오픈에선 준우승, 2022년엔 4위를 기록했다.
그는 지난 1월 US 오픈의 또 다른 무대인 토리 파인스에서 13위에 오르며 활기찬 시즌을 예고했다. 이어진 제니시스 인비테이셔널에선 마지막 라운드에서 62타를 적어내며 최종 3타 차로 우승했다. 이후 베이힐에선 12위, 소그래스에선 6위, 텍사스 오픈에선 7위를 달성했다.
또 다른 선택지
사히스 티갈라
골프팬들은 이번 주 어프로치샷에 능하고 정밀한 쇼트게임을 구사하는 선수들에게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히스 티갈라는 이 기준에 들어맞는 선수다. 조만간 메이저 타이틀을 들어 올릴 가능성이 높다.
티갈라는 아마추어계를 평정한 후 지난해 말 포티넷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PGA 투어 첫 타이틀을 획득했다. 그는 지난해 마스터스 데뷔전에서 9위, US 오픈에선 27위를 기록하며 메이저 무대를 쥐락펴락할 만한 실력을 자랑했다.
티갈라는 지난 3월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9위에 올랐고, 한 달 전 US PGA에선 12위로 마감했다. 톱랭커들 사이에서 점점 더 입지를 넓히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시즌 PGA 투어 특급 대회에서도 두 차례 준우승을 거뒀다. 더 센트리와 헤리티지에서 달성한 성과다. 그런가 하면 지난주 뮤어필드에서 12위에 오르며 이번 대회를 앞두고 제대로 몸을 풀었다.
티갈라는 메모리얼에서 환상적인 드라이버샷을 선보였다. 어프로치 플레이 역시 최고 수준이었다. 그린 주변에서 안정적인 플레이를 유지하며 타수를 줄였다. 퍼팅이 다소 불안했지만 지난주 선보인 볼 스트라이킹 스킬에 정상적인 퍼팅만 더해진다면 이번 주 우승컵을 노리기에 충분하다.
닉 던랩
던랩은 과거 파인허스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경험이 있다. 그는 지난해 이 무대에서 열린 노스 앤 사우스 아마추어 대회에서 우승했다. 그런가 하면 파인허스트와 가까이 위치해 있는 노스캐롤라이나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지난 2021년 US 주니어 아마추어에서도 정상에 섰다.
지난해 US 아마추어 우승자인 던랩인 단숨에 슈퍼스타로 발돋움했다. 이번 주엔 PGA 투어 챔피언 타이틀을 달고 파인허스트 잔디를 다시 밟는다. 그는 지난 1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필 미켈슨 이후 첫 아마추어 우승자가 됐다. 당시 셋째 날엔 60타를 기록하기도 했다.
던랩은 이 우승 직후 프로로 전향했다. 대학부 무대를 돌다 프로 세계에 입문한 만큼 안정엔 시간이 다소 걸렸다. 그의 최근 활약은 이미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3월 말 휴스턴 오픈에선 공동 11위, 이어진 웰스파고 챔피언십에선 24위, 지난주 메모리얼에선 12위에 올랐다. 메모리얼에선 특히 어프로치 플레이와 깔끔한 퍼팅이 돋보였다.
던랩은 파인허스트를 정복할 힘을 갖고 있는 선수다. 배당률은 높지만 우승 가능성이 충분한 선수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