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승부 예측
한국시간 2일 오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의 막이 오른다.
본래 156명이 출전하던 이번 대회는 엔트리가 80명으로 줄었다. 코스 역시 3개를 활용했지만 올해는 2개 코스에서만 치러지고, 컷오프도 실시하지 않는다. 그러나 상금은 두 배가 됐다. PGA 투어 엘리트 선수로 사는 삶은 이런 ‘특급 대회’들 덕분에 한층 더 즐거워졌다.
세계 랭킹 1, 2위를 다투는 스코티 셰플러와 로리 맥길로이는 보통 이 수준의 대회엔 참가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는 미화 2000만 달러(266억 원) 상금이 이들을 끌어들였다. 다만 두 사람은 이번 코스 경험치가 부족하다. 최저 배당률에도 불구하고 이들에게 눈길이 가지 않는 이유다.
미국 선수 셰플러는 이번 주 페블비치 프로암 데뷔전을 치른다. 페블비치 코스에서 열린 지난 2019년 US 오픈에선 컷 탈락했다. 맥길로이 역시 이곳에서 치러진 2010년 US 오픈에서 컷오프 통과에 실패했다. 맥길로이의 페블비치 프로암 출전 경험은 2018년이 유일한데, 그때도 컷 탈락한 바 있다.
북아일랜드 출신인 맥길로이는 지난 2019년 US 오픈에선 9위에 올랐다. 그러나 이번 코스는 어찌 됐든 맥길로이와 셰플러의 기량엔 적합하지 않다.
노르웨이 선수 빅토르 호블란 역시 골프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만큼 그냥 지나치기엔 어렵다. 그는 2018년 US 아마추어에서 우승했는데, 이 대회는 이번 주 코스인 페블비치와 스파이글래스 힐에서 열렸다. 호블란의 페블비치 코스 전적은 훌륭하다.
다만 호블란은 이달 초 더 센트리에서 22위로 마감한 이후 다소 녹슨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해 말 갑자기 코치를 교체하며 많은 이들을 의아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 시기 호블란이 LIV 골프 이적 문제를 논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어쨌거나 그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정신적으로 안정된 상태는 아닐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고수 스포츠가 추천하는 최고의 우승 후보
맥스 호마
이번 시즌 PGA 투어에선 챔피언 자리에 새로운 얼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크리스 커크, 그레이슨 머레이, 닉 던랩, 마티외 파봉 등이 엄청나게 높은 배당률에도 불구하고 우승을 거머쥐었다. 다만 이번 주엔 맥스 호마 같은 전통 강자가 정상에 설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호마는 지난주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70타로 다소 느리게 출발했다. 잔디가 축축한 상태였던 토리 파인스 사우스 코스를 다루느라 애를 먹어야 했다. 이튿날 무대였던 노스 코스는 보다 쉬운 과제였지만 호마는 2라눈드에서도 70타를 적어내며 고향인 캘리포니아에서 자존심을 구겼다.
이어진 주말 라운드에선 각각 71타와 69타를 써냈다. 까다로운 사우스 코스에서 순위를 끌어올리기엔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다. 결과적으로 호마는 올해 두 번째 출전 대회였던 파머스 인슈어런스에서 최종 공동 13위로 마감했다. 그리고 이번 주 캘리포니아에서 재차 우승컵을 노린다.
호마의 지난 PGA 투어 우승컵 6개 중 4개가 캘리포니아에서 나왔다. 그는 많은 선수들이 어려워하는 포아 아누아 잔디에서 특히 좋은 성적을 거둔다. 올해 서른세 살인 호마는 페블비치의 난관을 헤쳐 나갈 만한 좋은 기량을 보유하고 있다.
호마는 지난 2015년 세계 랭킹 278위로 이 대회를 찾아 29위로 마감했다. 2019년엔 랭킹 718위로 10위에 올랐고, 세계 랭킹을 95위로 끌어올렸던 2020년엔 14위를 기록했다. 이어 랭킹 96위였던 2021년엔 7위로 대회를 마쳤다. 그 이후로는 페블비치 프로암에 나서지 않았다. 엘리트 반열에 오른 뒤엔 이번 대회에 참가한 적이 없는 셈이다.
캘리포니아주립대 출신인 그는 마지막으로 페블비치 잔디를 밟은 뒤 PGA 투어에서 다섯 번 우승했다. 라이더컵에서도 활약했고, DP 월드투어 대회에서도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번 주엔 세계 랭킹 7위로 페블비치 프로암에 나선다. 기량에 약점도 없다.
호마가 이번 무대에서 그 누구보다 안정적인 퍼트를 선보이며 새로운 우승컵을 획득할 가능성에 기대를 걸어보는 게 좋겠다.
이어서 추천하는 옵션
매트 피츠패트릭
페블비치에서 우승하려면 날카로운 티-투-그린 스킬은 필수다. 피츠패트릭은 이 같은 과제에 적합한 선수다. 잉글랜드 출신인 그는 지난 2019년 페블비치에서 열린 US 오픈에서 12위에 올랐다. 2022년 페블비치 프로암에선 6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프로암에서 컷 탈락한 건 잠시 눈감아 줘도 될 듯하다. 당시 그는 목 부상으로 스윙에 스피드를 싣지 못하던 상황이었다. 느리지만 확실히 건강을 회복한 그는 지난해 4월 RBC 헤리티지에서 우승했다. 해안가에서 열리는 시그니처 이벤트였다. 이번 주 대회도 PGA 투어 특급 대회로 지정됐고, 바다를 낀 코스에서 열린다.
피츠패트릭은 지난해 10월 또 다른 해안가에서 진행된 던힐 링크스 챔피언십에서도 우승했다. 12월 바하마에서 치러진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선 4위를 기록했다. 바닷바람과 궁합이 잘 맞는 듯하다.
올해 스물아홉 살인 그는 앞서 더 센트리에서 14위로 마감했다. 소니 오픈에선 컷 탈락했지만 변명의 여지가 있다. 코스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클럽을 잃어버리는 사건이 있었던 탓이다. 이번 주 페블비치에선 한층 더 성장한 피츠패트릭을 기대해 볼 수 있을 듯하다.